김보경, 제2의 박지성에서 EPL 입성까지

기사입력 2013-04-17 10:30


◇김보경이 17일(한국시각)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찰턴과의 2012~2013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43라운드에서 상대 선수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출처=카디프시티 구단 홈페이지

12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는 김보경(24·카디프시티)이었다.

김보경의 소속팀 카디프는 17일(한국시각)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가진 찰턴과의 2012~2013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43라운드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1을 추가한 카디프는 승점 84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또 남은 세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 직행할 수 있는 리그 2위 자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카디프가 EPL에 오르는 것은 1899년 창단 이래 처음이다. 김보경은 찰턴전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힘을 보탰다. 카디프 승격으로 김보경은 한국 선수 중 12번째로 EPL에 진출하는 선수가 됐다.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된 것은 설기현(레딩)~김두현(웨스트브롬위치)에 이어 세 번째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김보경은 '미완의 대기' 정도로 평가 받았다. 홍명보 감독이 청소년대표팀(20세 이하)을 이끌었던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 8강 멤버로 4경기서 2골을 터뜨리며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때만 해도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2010년 A대표팀 사령탑으로 남아공월드컵을 준비했던 허정무 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본선 최종명단에 김보경을 올리기도 했으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런 김보경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박지성(32·QPR)의 한 마디였다. 박지성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김보경과 남아공월드컵,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 함께 했다. 좋은 능력을 갖춘 만큼 기회가 올 것"이라고 칭찬했다. 박지성의 은퇴 이후 축구 대표팀의 '붙박이' 왼쪽 공격수로 자리매김 했다.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활약하던 김보경은 지난해 8월 카디프의 러브콜을 수락했다. EPL이나 독일 분데스리가를 노리는게 대세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당시만 해도 전망은 회의적이었다. 몸싸움이나 경험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김보경이 EPL보다 더 거칠고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챔피언십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김보경은 "1부리그 직행도 좋지만 2부리그에서 확실히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활약을 다짐했다. 카디프 입단을 확정지은 뒤 출전한 2012년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스위스전에서는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홍명보호의 2대1 승리를 이끌며 영국 현지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개막 후 카디프에 입성한 김보경은 초반만 해도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카디프는 부정적인 시선을 차단함과 동시에 훈련과 언어 등 김보경의 차분한 준비를 도왔다. 결국 김보경은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기회를 부여받기 시작했고, 12월 8일 블랙번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실력을 입증했다. 시즌 막판에는 연속 풀타임 출전으로 주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챔피언십에서 드러난 김보경의 기량은 EPL에서도 빛을 발하기에 충분하다. 빠른 스피드와 공간 침투, 패스 감각은 앞서 EPL에 진출한 선배들과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하는 등 멀티플레이 능력도 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말키 맥케이 감독 뿐만 아니라 카디프 구단 수뇌부가 김보경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키우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게 향후 활약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챔피언십과는 수준이 다른 EPL의 강력한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체력요건 강화는 필수로 지적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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