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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니 조금 쌀쌀하다. 뜨거웠던 열기가 잠시 꺾였다.
언론, 팬들에게 참 많이도 맞았다. 아플 법도 하다. 국가대표 감독이란 감투가 지워준 짐이다. 간밤이 무척 길었을 것 같다. 두다리를 뻗고 자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 경기에 대한 부담, 누구보다 클 것이다.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 국민적 관심, 기대가 엄청나다.
손흥민을 어떻게 기용할까, 이동국 카드는 어떻게 처리할까, 불안한 수비는 어떻게 해결할까…. 모두 최 감독 앞에 놓인 과제다. 며칠 동안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훈련을 지켜보던 기자들이 이런 보고를 했다. "어휴, 누구를 쓸지 감이 안잡혀요. 공격조합을 많이 실험하는데 호흡들은 좀…. 모든 실험을 다해 보는 것 같네요." 손흥민-김신욱, 이동국-김신욱, 이근호-김신욱…. 가능한 모든 조합을 만들어보았다. 어느 카드도 최 감독의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기자들에게 "나도 헷갈린다"고 토로했단다. 참 부담스러운 결정이다.
항상 공격라인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동국에 대한 '편애', 늘 문제가 됐다. 사실 선수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감독마다 색깔이 있다. 그에 맞는 선수가 있다. 그 입맛대로 기용하는 건 당연하다. 다만 결과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 좋으면 명장 소리를 듣는다. 나쁘면 욕을 먹는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최 감독은 후자다. 그래서 이번 경기를 앞두고 변화를 강조했다. "전체적인 변화를 줄 생각이다. 레바논전은 여러 조건 때문에 신중하게 전반을 풀고 후반에 승부를 내려고 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우리 홈에선 물러설 수 없다. 쫓기듯이 경기를 하면 안 된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경기를 하겠다." 그 변화는 과연 어떤 것일까. 기대가 걸어본다.
최 감독은 예능감이 뛰어난 사령탑이다. 상황을 즐겁게 해석하는 법을 안다. 그동안의 논란과 비난, 모두 잘해달라는 조금은 '과격한' 격려다. 부탁이다. 그렇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어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축구 경기가 준비한대로 결과로 나타난다면 아무나 감독할 수 있다. 항상 경기가 끝나고나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이번 경기는 안 좋은 장면들을 만회해야 한다.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충분히 훈련했고 준비했다. 훨씬 좋아질 것이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전해진다.
이제 마지막 2연전이다. 최 감독은 최종예선 뒤 전북 감독으로 복귀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지금 할 필요가 없다. 최 감독은 A대표팀 감독이다. 8회 연속 월드컵본선행을 이끌 지휘자다. 국민들은 믿는다. 월드컵의 환희를 다시 한번 맛보게 해 줄 다리를 놓아줄 거라고.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