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 김남일vs'샛별' 이명주, 인천-포항의 '중원 전쟁'

최종수정 2013-06-28 08:43


한 달 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위해 A대표팀에 처음으로 소집된 이명주(23·포항)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회춘한 36세' 김남일(인천)과의 조합 관련 질문이 이어졌다. 이명주는 "늘 봐왔지만 배울점이 많은 선수다. 이번 소집을 통해 활약을 보고 배우며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기성용(24·스완지시티)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등 해외파의 합류가 불발되면서 쏠린 중원에 대한 관심이었다. 아쉽게도 김남일-이명주 조합은 3연전에서 볼 수 없었다. 김남일이 출전한 레바논전에 이명주가 결장했다. 반면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전에서 이명주는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김남일이 부상 여파로 출전이 좌절됐다. 최종 3연전은 이명주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우즈벡전 공수 전반에서 뛰어난 활약과 폭넓은 움직임을 선보이며 '샛별'로 떠 올랐다.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재개된 K-리그 그라운드. A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남일과 이명주가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누게 됐다. 29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K-리그 15라운드 인천-포항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단단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만큼 김남일과 이명주가 펼치는 '중원 전쟁'이 승패를 결정지을 열쇠로 꼽히고 있다.

중원에서 수차례 몸을 부딪혀야 한다. 김남일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라인 앞에 자리해 수비라인을 조율한다. 이명주는 수비형 미드필드지만 공격적인 역할에 치중한다. 노련함으로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김남일과 빠른 패스로 포항의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이명주는 서로를 막고 뚫어야 하는 운명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김남일은 인천 복귀 후 26일 성남전에서 선발 출격했다. 전반에는 '회춘 모드'를 가동했다. 몸놀림이 가벼웠다. 날카로운 전진 패스와 성남 공격의 맥을 미리 차단하는 노련한 수비로 인천의 공수를 지휘했다. 그러나 후반에 떨어진 체력이 문제였다. 김남일의 활동폭이 줄어들자 인천은 후반에만 내리 3골을 허용하며 1대4로 완패했다.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실점은 수비진만의 문제가 아니다. 위(미드필드)에서부터 공격을 너무 쉽게 나오게 허용했다"고 자평했다. 인천의 '캡틴'인 김남일에게 또 다른 중책도 있다. 후배들을 독려해 대패의 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야 한다. 김 감독은 "대승을 할수도 대패를 할 수도 있다. 중요한건 빨리 잊어버리고 포항전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항은 4주간의 휴식기동안 경기 가평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팀을 재정비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한정된 스쿼드 속에서 피로 누적과 부상이 겹쳤다. 떨어진 체력을 보충한 것이 최대 성과다. 시즌 초반에 보여준 막강한 패싱 축구 힘을 되살려 인천을 상대한다는 각오다. A대표팀 효과로 단숨에 포항의 스타로 떠 오른 이명주가 공격을 진두지휘한다. 이명주는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상대들과의 맞대결을 통해 자신감까지 얻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A매치 출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만큼,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가슴에 달았던 태극마크는 더이상 없다. 소속팀의 엠블럼을 달고 펼칠 자존심 싸움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진출을 위해 힘을 합쳤던 '회춘한 별' 김남일과 '샛별' 이명주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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