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드필더 왕용포(가운데)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3년 동아시안컵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출처=동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과연 공한증(恐韓症)이 또 한 번 깨질까.
홍명보호의 두 번째 상대는 중국이다. 한국과 중국은 24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2013년 동아시안컵 2차전을 갖는다. 첫 경기에서 한국은 호주와 0대0, 중국은 일본과 3대3으로 비겼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7월 랭킹에서 한국이 43위인 반면 중국은 100위로 한참 처져 있다. 역대전적은 16승11무1패로 한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1패다. 가장 최근 대결에서 나온 결과다. 허정무 감독이 A대표팀을 이끌었던 지난 2010년 2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중국과의 동아시안컵에서 0대3으로 참패해 중국전 무패 기록이 깨졌다. 국내파 위주의 선수구성,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던 시기적 측면 등 현재 상황과 비슷한 점이 여러모로 많다. 중국에겐 동아시안컵은 기분좋은 기억인 반면, 한국 입장에선 빚을 갚아야 할 설욕의 무대다.
중국 대표팀은 최근까지 시끄러웠다. 지난달 23세 이하로 팀을 구성한 태국과 안방에서 가진 친선경기에서 1대5로 참패했다. 안방에서 나온 결과도 결과지만,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라는 것처럼 뛰어다닌 선수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스페인 출신 호세 카마초 감독은 경질됐고, 중국축구협회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번 동아시안컵을 후보 감독대행 체제로 꾸려 나섰다.
그럼 중국의 축구 전력은 어느 수준일까. 21일 일본과의 첫 경기에 중국은 자국 출신 최정예 멤버로 나섰다.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가오린(광저우 헝다)을 원톱에 배치하고 취보(귀주 렌허)와 왕용포 유다바오(다롄 아얼빈)가 2선에 자리를 잡았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엔 황보원 정즈, 포백 라인엔 장린펑 롱하오(이상 광저우 헝다) 두웨이(산둥 루넝) 리슈펑(다롄 아얼빈)이 포진했다. 골키퍼 정청(광저우 헝다)까지 포함하면 선발 라인업 11명 중 광저우 헝다 소속이 6명이나 됐다.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최상의 카드였다.
그래도 중국이 세계의 벽에 도전하는 일본에 밀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후반 30분까지는 예측이 들어 맞았다. 후반 14분과 15분 각각 실점할 때만 해도 집중력 부족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쉴새 없이 일본을 몰아붙여 결국 두 골차로 뒤지던 경기를 따라 붙었다. 운이 따랐다. 두 번이나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얻었다. 하지만 점수차를 좁힌 뒤 체격을 앞세운 파워 플레이로 일본을 압도한 근성은 인상적이었다.
개개인의 능력도 위협적이었다. 가오린은 1대1 상황에서 뛰어난 개인기를 선보였다. 더블 볼란치로 나선 황보원 정즈 역시 중앙과 측면을 고루 활용하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측면에 선 유다바오의 돌파와 왕용포의 공간 침투도 눈에 띄었다. 힘을 앞세운 제공권과 압박 등 특유의 플레이 스타일도 그대로였다.
물론 고질적인 문제점도 드러났다. 개인기에 의존하는 중앙 돌파가 잦았고, 상대의 측면 공격과 패스 플레이에 답을 찾지 못했다. 정신적으로는 달라졌지만, 기본적인 클래스까지 변하진 않았다.
지금의 중국은 홍명보호의 현재와 맞닿아 있는 느낌이다. 후 감독대행은 '자신감과 신뢰회복'을 동기부여 요인으로 활용하고 있다. 홍 감독이 강조하는 부분과 일치한다. 그러나 여전히 장점보단 단점이 더 많아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