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변신, 파괴력에 '올인'

최종수정 2013-08-07 08:07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14일 펼쳐질 페루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할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8.06/

동아시안컵 3위, 2무1패(승점 2)가 첫 성적표다.

젊은피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고, 수비도 3경기에서 2실점으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넘어야 할 벽이 남았다. 축구에선 무조건 넘어야 할 고개, 골결정력이었다. 3경기에서 단 한 골에 그쳤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다시 칼을 들었다. 홍 감독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두 번째 실전무대인 페루와의 친선경기(14일 오후 8시·수원)에 출격할 2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예고한 대로 유럽파는 배려했다. 유럽 시즌은 이제 막 개막됐거나 곧 문을 연다. 페루전에 주어진 시간은 48시간 뿐이다. 호출받아 긴 여행을 했다간 시즌 초반 자칫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다. 홍 감독은 일주일 이상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9월 A매치 기간에 유럽파를 차출할 계획이다.

실험은 멈출 수 없다. 공격과 측면 날개에 변화를 줬다. '홍명보호 2기'는 첫째도 파괴력, 둘째도 파괴력에 초점을 맞췄다. "수비와 미드필드는 동아시안컵에서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새로 들어온 공격수들은 동아시안컵에서 문제가 된 골 결정력 해결에 기대를 가질 만한 선수들이라 판단했다."

K-리그 '핫가이' 승선

K-리그 클래식의 '핫가이'들이 승선했다. 해트트릭의 사나이들이다. 조찬호(포항)와 임상협(부산)이 두 축이다. 조찬호는 2011년 3월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후 두 번째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기량이 만개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강원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올시즌 9골을 터트렸다. 그 중 3경기에서 멀티골을 신고했다. 슈팅과 침투, 집중력이 돋보인다.

'꽃미남 공격수' 임상협은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사흘 전인 3일 경남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 '홍심(洪心)'을 흔들었다. 올시즌 그는 클래식에서 8골을 작렬시켰다. 컨디션이 절정인 임상협은 뛰어난 스피드와 골결정력을 겸비했다. 임상협은 왼쪽 측면, 조찬호는 오른쪽 측면과 섀도 스트라이커를 소화할 수 있다.

조찬호와 임상협은 준비된 태극전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홍 감독도 화답했다. 그는 "현재 K-리그에서 잘하고 있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발했다"며 이들의 기량을 인정했다.


원톱은 누구일까

동아시안컵에서 원톱으로 출격한 서동현(제주)과 김신욱(울산)의 이름은 지워졌다. 김동섭(성남)만 생존했다. 조동건(수원)이 발탁돼 한 자리를 꿰찼다. 그는 정대세가 부상으로 이탈한 후 수원의 원톱 자리를 꿰찼다. 홍 감독은 기본적인 전술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개념의 원톱은 아니다. 수비 역할도 해야하고, 중앙과 좌우로 쉴새없이 움직이며 활로를 뚫어야 한다. 제로톱에 가까운 전형을 요구한다. 이동국(전북)이 발탁되지 않은 것과 김신욱이 제외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홍 감독의 '한국형 축구'는 거리가 멀다.

조동건은 활동반경이 넓다. 많이 뛴다. 위치 이동을 통해 골냄새를 맡는다. 홍 감독은 "원톱 공격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머지 공간을 섀도 공격수나 사이드에 있는 선수들이 들어가서 득점하는 것을 원한다. 로테이션 능력을 가진 선수들을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뜬 별과 뜰 별도 검증

상주 상무 이근호의 발탁도 눈에 띈다. 홍명보호와 첫 인연이다. 필드 플레이어 중에는 부평고 동기 하대성(서울)과 함께 최고참(28세)이다. 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맹활약했지만 최종엔트리 문턱에서 탈락했다. 2014년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도 순항하다 최근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근호는 시험대에 올랐다. 홍 감독은 "이근호는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을 위해 노력했다. 문제되는 부분(공격력)에서 경험이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이번에 봐야할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홍 감독과 런던올림픽을 함께 한 백성동(주빌로 이와타)도 처음으로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빠른 발과 현란한 드리블, 기술로 홍 감독의 눈을 잡았다. 이밖에 런던올림픽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된 골키퍼 김승규(울산)도 다시 부름을 받았다.

동아시안컵에 차출된 23명 중 9명이 제외됐다. 김신욱 서동현을 비롯해 이범영(부산) 김영권(광저우) 고요한(서울) 고무열(포항) 조영철(오미야) 박종우(부산) 염기훈(경찰) 등이 탈락했다. 끝은 아니다. "내 눈은 브라질월드컵에 가 있다. 페루전에서 골을 못 넣고 질 수도 있다. 언제 승리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감독 데뷔 첫 승이 브라질에서 이뤄지면 더 기쁠 수도 있다. 내년 5월 최종선발까지 선수들을 경쟁을 시킬 것이다. 선수들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홍 감독의 준엄한 경고였다.

홍명보호 2기는 12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에 소집된다.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 대신 결전지인 수원월드컵경기장과 가까운 호텔을 숙소로 잡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페루와의 친선경기 소집명단(20명)

GK=정성룡(28·수원) 김승규(23·울산)

DF=김진수(21·니가타) 김민우(23·사간도스) 장현수(22·도쿄) 홍정호(24·제주) 황석호(24·히로시마) 이 용(27·울산) 김창수(28·가시와)

MF=이근호(28·상주 상무) 이승기(25·전북) 윤일록(21) 하대성(28·이상 서울) 백성동(22·이와타) 조찬호(27) 이명주(23·이상 포항) 한국영(23·쇼난) 임상협(25·부산)

FW=조동건(27·수원) 김동섭(24·성남)

※최초발탁(3명)=김승규, 백성동, 임상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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