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14일 펼쳐질 페루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할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8.06/
세상에 공개된 홍명보호 2기는 단촐했다.
A매치가 열리면 보통 23~25명을 발탁한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20명만 소집했다. 왜 그럴까. 배려가 숨어있다. K-리그와의 상생의 꽃이 활짝 피었다. 1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페루와의 친선경기 소집 기간은 단 사흘 뿐이다.
환경이 어떻든 A매치 기간은 대표팀 사령탑이 열쇠를 쥐고 있다. 칼을 맘껏 휘두를 수 있다. 그러나 홍 감독은 K-리그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다. 클래식은 6월 3주간의 A매치 기간과 지난달 동아시안컵으로 인해 8월 경기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져 있다. 무더운 여름에도 불구하고 매주 1~2경기씩 치러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FC서울의 경우 7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무려 9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와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가 몰려있다.
시기도 미묘하다. 살벌한 생존 전쟁 중이다. 클래식은 9월 1일 26라운드를 끝으로 상위 7개팀의 그룹A와 하위 7개팀의 그룹B로 분리된다. 우승을 다툴 그룹A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7위 안에 포진해야 한다. 그룹B로 떨어지는 순간 타이틀의 꿈은 사라진다. 처절한 강등 싸움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현재 3위 전북(승점 37)과 8위 제주(승점 29)의 승점 차는 8점이다. 스플릿 분기점까지 5라운드밖에 남지 않았다.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홍 감독이 20명만 소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한 경기고, 많은 인원이 필요없다. K-리그가 중요한 시기다. 불필요하게 와서 경기 못하고 가면 소속팀에도 좋지 못하다. 멤버 교체가 6명이기 때문에 20명이면 충분히 페루전을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팀별 안배도 있었다. 2명을 넘지 않았다. 3명이상 발탁하면 팀 전력에 균열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클래식에선 포항(이명주 조찬호), 울산(김승규 이 용), 서울(하대성 윤일록), 수원(정성룡 조동건)이 상한인 2명씩이다. 부산(임상협), 제주(홍정호), 전북(이승기), 성남(김동섭)에서 각각 1명이 승선했다. 챌린지(2부 리그)에선 군 복무 중인 이근호(상주 상무)가 유일했다. 홍 감독은 "K-리그 각 팀에서 2명 넘게 선발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뿐이 아니다. 유럽파도 욕심내지 않았다. 유럽 시즌은 이제 막 개막됐거나 곧 문을 연다. 페루전에 주어진 시간은 48시간 뿐이다. 호출받아 긴 여행을 했다간 시즌 초반 자칫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다. 홍 감독은 일주일 이상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9월 A매치 기간에 유럽파를 차출할 계획이다.
중국 광저우 헝다의 김영권도 일정을 고려했다. 홍 감독은 "영권이는 12일에 소속팀 경기가 있다. 12일 경기하고 14일에 대표팀 경기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의 선수 선발은 정도를 지켰다는 평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