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살인적인 사우디 원정, 그래도 넘어야 한다

최종수정 2013-08-21 10:17

알아흐리와의 8강 1차전을 앞둔 FC서울 선수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알 아흘리 연습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제다(사우디아라비아)=사진공동취재단

결전의 시간이 임박했다.

FC서울은 22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사우디 메카의 킹 압둘 아지즈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알아흘리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을 치른다.

힘겨운 중동 원정, 변함이 없었다. 숙소 문제가 첫 과제였다. 격전지는 메카인데 숙소는 제다였다. 140㎞가량을 이동해야 한다.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숙소 재배정을 건의했지만 홈팀의 숙소 배정을 강제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은 홈팀인 알 아흘리에도 숙소를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알 아흘리 측은 서울의 숙소를 옮기는 대신 자신들도 제다에서 훈련하고 경기장으로 가겠다는 답을 서울 측에 보내왔다.

그러나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하자며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줬던 알 아흘리는 돌연 말을 바꿔 메카의 동쪽인 타이프로 숙소를 바꿨다. 메카를 중심으로 서쪽에 위치한 제다와는 정반대의 지역이다. 비토르 페레이라 알 아흘리 감독도 "제다에서 메카로 가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좋은 방법은 아니다"고 했다. 그리고 "(제다가 아닌) 다른 도시를 찾았다. 타이프가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지만 (제다보다) 나은 대안이었다. 1시간 정도 이동거리는 괜찮다"며 "우리는 경기를 해야하고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이동거리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로선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었다. 1시간의 이동거리는 서울이 이동해야 하는 1시간 50분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당일 장시간 이동을 한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상당히 근육 등에 부담을 줄 수도 있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심리적으로도 썩 좋지않다. 어차피 정해진 것이니 그런 면을 감안하고 경기에 집중해야하지 않겠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현실이다. 부정할 순 없다. 그 벽을 넘어야 한다. 서울은 첫 날부터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장거리 비행의 피로를 풀고 더위에 적응하며 현지시간 오후 9시로 예정된 경기에 맞게 생활리듬을 맞췄다. 지난 18일 한국을 떠난 서울 선수단은 두바이를 거쳐 15시간여를 걸린 끝에 제다에 도착했다. 장거리 여행의 피로를 풀고, 한국보다 6시간 늦은 사우디의 시간에 몸의 리듬을 맞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선수단의 아침식사 시간을 오전 10시30분으로 잡았다. 김성재 코치는 "선수들이 일단 잠도 푹 자고 잘 쉬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식사시간을 여유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잠깐동안의 해외원정이지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탈이라도 날까봐 한국에서 즉석밥과 김치 등 선수들 입맛에 맞는 음식을 챙겨왔다.

선수들이 아침식사를 하는 시각, 이미 바깥은 영상 34℃, 체감기온이 40℃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달아올라있어 낮 시간의 실외활동은 하지 않는다. 제다 지역의 최근 일몰시간은 오후 7시쯤으로 선수단은 해가 진 후인 8시에 훈련을 한다. 더운 날씨로 인한 체력소모를 줄이면서 9시로 예정된 경기시간에 몸을 적응시키기 위해서다. 훈련장은 숙소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데다 선수단의 시계를 야행성으로 맞추면서 더위로 인한 문제들은 생기지 않고 있다. 중앙수비수 김주영은 "저녁시간에는 날씨가 괜찮다. 더위가 문제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당일 킥오프 1시간 30분전에 선수단이 경기장에 도착할 계획을 세우고 직원 한 명이 현지 운전기사와 답사를 다녀왔다. 서울 관계자는 "1시간 50분 가량이 걸렸는데 메카를 우회하는 길은 무슬림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길이라 현지 운전기사도 길을 헤매더라"고 전했다.

서울의 올시즌 목표는 ACL 정상이다. 다음달 18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홈텃세, 기후 등이 살인적인 원정이지만 그래도 이겨야 고지를 정복할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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