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성남의 힘,'이종원 힐링 세리머니' 보면 안다

기사입력 2013-08-26 07:59


사진캡처=tbs 중계

"(김)동섭이가 골을 넣은 후 다들 저를 향해 뛰어오는데 눈물이 나서 혼났어요."

성남 일화의 '폭풍 이적생' 이종원(24)은 24일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성남-울산전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7위 부산(승점 34)과 승점 3점차인 리그 9위 성남(승점 31)에겐 절체절명의 일전이었다. 상위리그 진입을 위해 남은 경기는 3경기(울산, 경남, 강원). 그 중 첫단추인 2위 울산과의 홈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사는 게임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날 안산시 인수설까지 터져나왔다.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선수들은 마음을 다잡았다.

전반 24분 오른쪽 풀백 박진포 특유의 오버래핑 크로스에 이은 김성준의 선제골이 터졌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성준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전반 40분, 이종원의 수비실책은 뼈아팠다. 부정확한 헤딩 백패스가 울산 동점골의 빌미가 됐다. 실수를 놓치지 않은 울산 공격수 하피냐가 정확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쏘아올렸다. 성남은 동점골에 망연자실했다. '안익수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이종원은 여름 이적시장 성남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적후 6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는 알토란 활약으로 스승의 믿음에 응답했다. 성남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일전에서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안익수 성남 감독은 이종원을 '몬테네그로 특급' 기가와 교체했다. 안 감독은 "종원이의 성격을 잘 안다. 어린 선수라서 실수를 통해 의연해지기보다, 실수에 빠져들 수 있어 교체했다" 고 설명했다.

후반 느낌이 좋았다. 누구든 터질 것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라운드에 들어서면서 성남 선수들은 그들만의 골 세리머니를 약속했다. "무조건 골을 넣으면 벤치의 종원이한테 달려가는 거다."

후반 18분 '원톱' 김동섭의 짜릿한 오른발 추가골이 터졌다. 김철호가 문전 오른쪽에서 뒷공간으로 침투한 김동섭을 향해 정확한 킬패스를 건넸다. 성남의 결승골이었다. '원샷원킬' 김동섭이 10호골을 찍었다. 골세리머니는 약속대로였다. 박진포가 벤치에 앉아있던 이종원을 향해 질주했다. 결승골의 기쁨에 도취됐던 선수들이 약속을 기억해냈다. 이종원을 빙 둘러싼 채 어깨를 겯고 서로를 껴안았다. 가슴뭉클한 '힐링' 세리머니였다.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한 후 남몰래 자책하고 있을 동료의 아픔을 헤아렸다.

이종원은 "다들 나를 향해 달려오는데 눈물이 나서 혼났다"고 털어놨다. 남은 2경기, 동료들의 선물에 보답하기 위해 한발 더 뛸 각오다. 안 감독 역시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동료의 아픔을 어루만져줄 줄 아는 것이 우리 선수들의 큰 장점이다. 성숙된 생각으로 종원이의 힘든 마음을 위로해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수원전 직후 안 감독은 상위 스플릿 진출에 대해 "100%"라는 말로 확신을 표했다. "100%라는 말은 오만이 아니다. 우리 선수들을 믿기 때문에 그로 인한 기대감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성남은 울산전 승리(3대1)로 제주를 제치고 8위에 올라섰다. 위기에서 더욱 강해지는, 끈끈한 성남의 힘을 보여줬다. 7위 부산과의 승점차는 여전히 3점이다. 경남, 강원과의 2연전을 남겨두고 있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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