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의 뉴캐슬전, 아쉬움 짙었던 한 판

최종수정 2013-10-07 13:04


팀 패배가 전부가 아니었다. 5일 밤(한국 시각) 뉴캐슬을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으로 불러들여 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경기를 치른 카디프 시티는 전반 30분과 38분 로익 레미에게 두 골을 헌납하며 1-2로 무릎 꿇었다. 이 패배에서 김보경은 전반 45분만을 소화한 채 벤치로 향했다. 마르세유 턴을 한 차례 보였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긴 했지만, 아쉬움이 짙었다. 반면 김보경을 대신한 조던 머치는 제법 강한 인상을 남겼다. 두 선수가 뛰었던 서로 다른 45분의 여건이 정반대였던지라 직접적인 비교까지는 어려울지 몰라도, 그 뒷맛이 개운치는 않았다.

경기 시작부터 우리가 목격한 건 뉴캐슬이 카디프의 중원을 잡아먹는 광경이었다. 티오테의 터프한 수비를 등에 업은 카바예와 시소코는 끊임없이 전진했다. 이들의 목표는 카디프의 패스 공급처 게리 메델.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기용된 이 선수가 뉴캐슬 중원에 사정없이 물어뜯겼고, 여기에서 전진 패스가 제대로 나오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특히 중앙 수비를 넓게 벌린 뒤 골킥을 짧게 연결한 카디프의 플레이는 더없이 좋은 먹잇감이었 됐다. 기본적으로 앞선 공격진과의 라인 간격이 너무 넓었던 탓에 탱탱한 경기 운영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볼을 줄 곳이 없어 울며 겨자 먹는 식으로 냅다 차내는 롱패스의 비중도 높았다.

이러다 보니 높은 선에서 볼을 뺏어낸 뉴캐슬이 카디프 골문까지 향하는 작업도 수월했다. 메델 앞에 위치한 김보경-군나르손 라인이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기도 전에 상대는 '카바예의 오른발'로 다음 공격을 이뤄냈다. 아무리 메델의 수비력이 좋다고 해도, 중앙 수비가 나오면서 공간을 커버한다고 해도, 이들만으로 뉴캐슬을 감당하기란 버거웠다. 더욱이 군더더기가 남는 플레이로 위험 진영에서 볼을 다시 빼앗기고, 중앙 가까이에 몰린 헤딩 클리어링으로 재차 슈팅 찬스를 내주며, 지나치게 긴 드리블을 쳐 상대 압박에 책잡히는 등 카디프 수비 진영에서의 볼 처리가 너무나도 좋지 못했다. 그나마 이들을 지탱하던 마샬 골키퍼의 최후 저지선도 결국 전반 30분 레미에게 뚫리고 말았다.

계속 밀리길 반복했던 카디프, 김보경 홀로 번뜩이기도 어려웠다. 볼은 계속 카디프의 수비 진영에서 돌았고,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 중 앞선에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간을 만들었던 김보경은 카메라 포커스에서 벗어났다. 수비적인 모습은 또 어땠나. 경기 초반엔 티오테와 직접 맞붙는 장면도 나왔는데, 이후엔 뉴캐슬이 아래에서 볼을 돌리며 숨을 고를 때 자주 보였다. 김보경은 원톱 캠벨의 뒤를 바짝 좁혀 뛰었는데, 여기에서 아쉬운 건 카디프의 압박 강도 및 의지였다. 라인 전체를 올리며 수비 위치를 지속적으로 조정하지 않아 압박 효과를 거두기가 사실상 어려웠고, 김보경의 접근도 결국 '허공 속 메아리'가 되고 말았다. 패스로써 이를 쉽게 뛰어넘은 뉴캐슬은 카바예의 오른발로 또다시 카디프를 옥죄었다.

맥케이 감독이 꺼내 든 건 김보경과 조던 머치의 교체. 앞서 지적한 부분은 후반 초반에도 눈에 띄게 썩 달라진 건 아니었는데, 후반 11분에 터진 오뎀윙기의 골이 이 상황을 뒤집어놓았다. 후방에서 넘어와 어쩌면 의미 없는 롱패스가 될 뻔했던 볼을 군나르손이 압박으로써 얻어낸 게 워낙 좋았다. 이를 전해 받은 조던 머치는 기가 막히게 사이 공간으로 볼을 빼내며 오뎀윙기에게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제공했다. 0-2 스코어에서 1-2가 됐을 때, 쫓기게 되는 건 두 골을 득점한 팀인 것이 보통. 이 골은 카디프 필드 플레이어들의 아드레날린을 분출시켰고, 이에 맞서 수비적으로 지킬 수만도 없었던 뉴캐슬의 공격까지 맞물려 이른바 '꿀재미'가 연출됐다. 두 팀은 주거니 받거니 서로의 골문을 조준해 치고받았다.

골을 노리던 두 팀 모두 공-수 라인 간격이 벌어져 중원에서의 볼 키핑이나 패스는 전반전보다 한결 수월해졌다. 특히 카디프는 뉴캐슬이 시전한 전방 압박의 강도가 떨어지면서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얻어냈고, 조던 머치는 최대 수혜자가 됐다. 완벽하다고까지 치켜세우기엔 아쉬움이 남았으나, 이 선수는 볼 분배에 안정을 기하면서 카디프가 꾸준히 전진할 기회를 제공했고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종적인 침투까지 이뤄냈다. 더 이상의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해 패배를 막을 순 없었지만, 본인의 존재감을 알린 임펙트는 확실히 강했다. 김보경의 대체자가 잘했다는 것을 두고 '입지'와 '위기'를 논하자는 게 아니라, 이에 자극받은 선수 본인이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