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위건 임대설이 갑작스럽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미러는 8일(한국시각) '챔피언십(2부리그) 위건을 지휘 중인 오언 코일 감독이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의 구상에 포함되지 않은 박주영 임대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코일 감독은 최근 공격수 그랜트 홀트와 마크-앤소니 포춘이 잇달아 부상하자 대체 공격수로 박주영을 점찍었다는 것이다. 위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선수를 이적시장 외 기간에도 챔피언십 등 하부리그에 임대 보낼 수 있는 긴급임대(Emergency loan) 규정을 이용해 박주영을 잡을 생각이다.
박주영을 향한 위건의 구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름 이적시장 기간 중에도 줄곧 박주영을 원해왔다.
문제는 협상권자다. 위건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계 현지 대리인이 위건의 위임장을 받아 계약 건을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해 겨울에도 박주영의 풀럼 임대를 추진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조건과 불분명한 신분 탓에 신뢰도가 극히 떨어진다는 게 박주영 측의 판단이다. 풀럼 임대를 거절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위건 측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아스널 측과의 면담에서도 박주영은 위건의 긴급임대 요청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 측 관계자는 "협상권자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위건 임대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박주영은 아스널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다. 때문에 위건 임대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홍명보 A대표팀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전달한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홍 감독은 "주영이가 여름이적시장에서 이적을 하지 않은 것은 마지막 도전을 위해서라고 했다. 팀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끝을 보려고 하더라. 밖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벵거 감독과도 사이가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래도 안되면 겨울이적시장에서 새로운 팀을 물색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경기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박주영이 위건행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 활동 중인 한 에이전트는 "당장은 위건행이 아스널에서의 실패를 뜻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한 발짝 물러선다면 더 큰 것을 얻을 수도 있다. 박주영이 위건으로부터 임대 요청을 받았다면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위건 임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 키는 박주영이 쥐고 있다. 하지만 마음을 열 지는 미지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