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먹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베일은 1억유로의 이적료에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과한 이적료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베일은 데뷔전에서 골을 넣으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단 3경기 출전에 그쳤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최강 듀오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베일을 데려오기 위해 내친 메주트 외칠은 아스널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베일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충격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12일(한국시각) '베일이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으며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마르카는 메디컬 테스트 도중 베일의 허리디스크가 발견됐지만, 베일이 이를 숨기고 계약을 맺었다고 지적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즉각 반박 성명을 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공식 홈페이지에 주치의의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는 '베일에 대한 마르카의 보도에 아래와 같이 답한다. 추간판 탈출이라는 보도는 명백한 거짓이며, 보도 이전에 의무진에서 그에 관한 의학적 소견을 10일 마르카 측에 보냈지만 실리지 않았다. 베일이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겪고 있지만 그가 선수 생활을 수행하는 데 있어 어떤 문제도 없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베일의 몸상태를 향한 의혹은 언론과 구단의 진실게임으로 확대됐다.
현재 분위기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좋지 못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미 몇차례 어설픈 메디컬 테스트로 손해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곤살로 이과인과 하밋 알틴톱이 허리디스크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입단 후 초반 뛰지 못했다. 잉글랜드에서 유리몸으로 통했던 조나단 우드게이트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에도 부상에 시달리다 다시 잉글랜드로 복귀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불렸던 카카 역시 레알 마드리드 입단 후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며 본 기량을 찾지 못했다. 카카를 데려오기 위해 레알 마드리드가 쓴 돈은 6700만유로에 달했지만, 2013년 여름 이적료 한푼 받지 못한채 AC밀란으로 보내야 했다. 현지에서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갈락티코 정책을 이어가기 위해 무리한 영입을 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베일 이적이 재앙으로 끝이 난다면 레알 마드리드 역시 치명타를 입는다. 가이스카 멘디에타의 사례를 보자. 스페인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하나로 불린 멘디에타는 2001년 라치오로 팀을 옮겼다. 당시 멘디에타는 4800만유로라는 역대 이적료 6위에 해당하는 몸값을 기록하며 세리에A를 선택했다. 발렌시아 팬들은 '돈벌레'라며 멘디에타를 비난했고, 이 때문인지 멘디에타는 이탈리아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멘디에타는 바르셀로나, 미들즈브러 등 임대를 전전했다. 라치오의 멘디에타 영입은 재앙과도 같았고, 당시 엄청난 이적료를 지불하며 무리한 선수 영입에 나섰던 라치오는 결국 재정난에 빠지며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 역시 재정상태가 그리 좋지 못하다. 외칠을 판 이유 역시 재정문제 때문이었다. 베일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베일을 통해 유니폼 판매, TV중계권료 등에서 수익을 더하려는 레알 마드리드의 계획이 어긋나게 된다. 베일을 이적시장에 내놔도 1억유로를 환수하기 어렵다. 라치오처럼 몰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재정난은 가속될 수 있다.
여기에 레알 마드리드의 정치적 역학 관계 역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페레스 회장은 갈락티코 정책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의 운영권을 잡았다. 갈락티코 정책은 레알 마드리드를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만든 일등공신이었다. 베일이 실패한다면 주변의 반대를 뒤로 하고 베일을 데려온 페레스 회장의 입지가 줄어들게 된다. 갈락티코 정책 역시 역사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 물론 베일의 이적은 아직 실패로 끝이 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성공 복귀 여부는 올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