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말리 간의 친선경기가 열린 천안종합운동장의 모습. 이날 경기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만5000여장의 입장권이 2시간 전에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다. 천안=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말리전을 앞둔 축구협회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앞선 카드가 너무 좋았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는 6만5308명의 대관중이 운집했다. 역대 A매치 최다관중 신기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 브라질은 명불허전이었다. 입장권 판매 4일 만에 동이 난 이유가 있었다. 브라질은 현란한 기량으로 홍명보호를 공략하면서 2대0으로 완승했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세계 최강팀을 상대로 자신감을 수확한 홍명보호도 손해는 아니었다.
협회 입장에선 다음 카드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플 만했다. FIFA랭킹 38위, 아프리카 5위, 2012~2013년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연속 3위에 오른 말리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브라질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인지도는 어쩔 수 없었다. 경기 수 일 전부터 이슈가 됐던 브라질과 말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는 차이는 컸다.
날씨도 A매치를 시샘했다. 이날 오전 전국에 뿌린 비는 기온을 뚝 떨어뜨렸다. 말리전이 열린 15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의 기온은 영상 12도를 가리켰다. 하지만 강풍이 동반되어 체감 온도는 한 자릿수 기온에 머물렀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물론 관중석에서 2시간 가량 그라운드를 지켜봐야 하는 관중들이 추위를 느낄 만한 날씨였다. 협회 관계자들의 얼굴은 굳어지기 시작했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는 푸념이 들렸다.
기우였다. 천안에서의 A매치도 '완판'이었다. 경기시작 2시간 전 2만6000여장의 입장권이 매진됐다. 경기시작 1시간 전부터 대부분의 좌석이 찼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태극전사들의 플레이에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축구협회가 발표한 이날 관중 수는 2만6118명, 천안종합운동장 개장 이래 최다 관중의 역사가 새로 쓰였다.
태극전사들은 처음으로 안방에서 A매치를 맞은 천안 팬들에게 승리로 화답했다. 전반 28분 모디보 마이가(웨스트햄)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38분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동점골을 시작으로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시티)가 잇달아 득점포를 터뜨렸다. 팬들의 파도타기 응원이 천안종합운동장을 수놓았다. 말리전은 날씨도 막을 수 없었던 '축구 축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