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김신욱(25·울산)이 K-리그 클래식 우승과 득점왕이란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2000년 이후 12년간 우승과 득점왕을 동시에 일군 K-리그 선수는 다섯 명 뿐이었다. 2003년 김도훈(성남·28골), 2005년 마차도(울산·13골), 2006년 우성용(성남·16골), 2009년 이동국(전북·21골), 2012년 데얀(서울·31득점)이 주인공이었다. 그만큼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다.
김신욱은 27일 첫 환희를 맛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속팀 울산이 부산 원정에서 승리할 경우 자력으로 K-리그를 품게 된다. 김신욱은 2009년 프로 데뷔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K-리그 우승트로피에 입맞추게 된다. K-리그 우승은 김신욱의 유일한 한(恨)이었다. 그는 "울산에 와서 유일하게 못해본 것이 정규리그 우승"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신욱은 2011년 컵 대회 우승(득점왕)과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맛봤다. K-리그 우승 경력 추가는 마침표만 남겨뒀다.
두 번째 환희는 보류 상태다. 확정적이었던 득점왕 달성 여부가 오리무중으로 변했다. 다음달 1일 포항과의 클래식 최종전까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김신욱은 올시즌 35경기에서 19골을 기록, 1위를 질주 중이다. 그러나 '골신' 데얀이 맹추격 중이다. 최근 전북과 부산전에서 각각 해트트릭과 멀티골을 작렬, 5골을 폭발시켰다. 데얀은 17호골로 단숨에 득점왕 경쟁에 다시 불씨를 지폈다. 2파전이다. 스플릿 그룹B에 속한 제주의 외국인 스트라이커 페드로도 17골을 넣었다. 그러나 10월 중순부터 경쟁에서 빠졌다. 일본 J-리그 복귀를 선택해 시즌 중 팀을 떠났다.
김신욱의 득점왕 등극 변수는 부상 회복이다. 김신욱은 19일 대표팀에서 입은 왼발목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고통을 참고 23일 수원전에 출전했다. 후반 교체돼 27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부상 여파는 컸다. 정상 플레이가 힘든 모습이었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몸 상태는 70% 수준이다. 지난 이틀간 훈련에서 왼발 슈팅을 자제했다. 오른발 슈팅만 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계속해서 회복 정도를 체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득점왕은 선수 개인적으로도 놓치기 싫은 상이다.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김신욱이 득점왕에 등극하면, 3년 만에 국내 공격수가 최고 골잡이의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특히 김 감독의 든든한 신뢰에 젖먹던 힘까지 내고 있다. 평소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개인적인 욕심보다 팀 조직력을 강조하는 편이지만, '애제자' 김신욱에게 만큼은 다르다. "득점왕이 돼라"며 골 욕심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