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부터 '효멘'까지 K-리그 2013년판 별명대사전

기사입력 2013-12-02 07:57


K-리그 팬들은 재기발랄하다. K-리그 현장을 '매의 눈'으로 읽어낸 후 '기상천외' '촌철살인'의 별명으로 응답한다. 축구 커뮤니티에 떠도는 '별명'을 보면 '대세'가 보인다. 2012시즌엔 '닥공'(전북) '봉동이장'(최강희 전북 감독) '철퇴축구'(울산) '철퇴왕'(김호곤 울산 감독) 등의 별명이 그라운드를 강타했다.

2013시즌, 팬들의 관심은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에 집중돼 있다. 관련 별명이 쏟아졌다. 올 한해 K-리그 팬들을 사로잡은, 중독성 200%, 매력만점 별명 사전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데-에-몰리션: FC서울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끈,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외국인 공격수 트리오. FC서울의 막강 공격라인 '데얀-몰리나' 콤비의 올시즌 업그레이드 버전. '데몰리션'에 에스쿠데로가 가세하며 '데-에-몰리션' 트리오로 진화했다. 데얀이 29경기 19골-5도움, 몰리나가 35경기 9골-13도움, 에스쿠데로가 34경기 4골-7도움을 기록했다.
봉길매직: 김봉길 인천 감독의 마법같은 깜짝 용병술을 칭하는 말. 지난시즌 허정무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믿음의 축구, 형님 리더십을 선보였다.남준재, 디오고 등 교체 선수마다 골을 넣으며 신통방통한 예지력을 보여줬다. 시민구단으로는 유일하게 그룹A 진출 쾌거를 일궜다.


진격의 거인: 올시즌 '폭풍성장'을 보여준 울산 공격수 김신욱의 별명. 1m96의 거인 김신욱은 올시즌 거침없이 진격했다.'진격의 거인'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흥행과 시기가 딱 맞아떨어졌다. '헤딩머신' '타깃맨'의 한계를 넘어, 폭넓은 활동량과 축구지능으로 머리, 왼발, 오른발 '전천후 공격수'의 품격을 입증했다. 36경기에서 19골-6도움을 기록했다.


윤성효 부적: 윤성효 감독은 수원을 떠났지만, 서울-수원의 슈퍼매치엔 어김없이 '서울킬러' 윤성효 부적이 등장했다. 올시즌 서울을 상대하는 팀들의 관중석에서도 효험을 발휘한 '히트상품'이었다. 부산 '골미남' 임상협은 5월11일 포항전에서 정강이 보호대에 숨겨놓은 '윤성효 부적 세리머니' 후 경고를 받았다. '미신은 믿지 않는다'는 윤 감독은 '초상권'을 슬쩍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극장: FC서울의 축구는 후반 45분부터다. 마지막 순간까지 눈을 떼선 안된다. 영화 '식스센스' 못잖은 반전이 있다. 올시즌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 결승골이 유독 많았다. 영화보다 극적인 승부를 잇달아 엮어내면서 '서울극장'은 FC서울의 새로운 팀 컬러로 자리잡았다. 최용수 감독이 "서울극장에 대한 묘한 믿음이 있다"며 대놓고 기대감을 표했을 정도.


쇄국축구: 비싼 외국인 선수 없이 오직 토종선수들의 끈끈한 응집력으로 '더블'의 위업을 달성한 포항 스틸러스의 축구를 칭하는 말. 사실은 모기업 포스코의 예산 삭감으로 인한 궁여지책의 결과물. 위기를 기회 삼아 올시즌 승승장구, FA컵 결승에서 '닥공' 전북을 승부차기 혈투끝에 물리치고, FA컵 2연패, 역대 최다 우승팀의 영예를 누렸다. 울산과의 마지막 승부에서 '버저비터' 결승골로 역전 우승의 위업을 썼다.


수트라이커: '수비수'와 '스트라이커'의 합성어. 동의어는 '골넣는 수비수'. FC서울의 센터백 김진규는 4경기 연속골, 6골-1도움을 터뜨리며 최고의 '수트라이커'로 인정받았다.


◇올시즌 6골 4도움을 기록한 이종호는 팀 플레이어다. 심동운 전현철 등 23세 이하 공격라인은 도음을 주고받으며 올시즌 5골 이상을 기록했다. 이종호가 지난 22일 대전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직후 심동운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남 드래곤즈 구단
전남유치원: 이종호 심동운 전현철 홍진기 임종은 등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 패기와 스피드, 체력으로 강팀들을 위협한 데서 나온 전남 드래곤즈의 애칭. 프로축구연맹은 올시즌 출전명단에 23세 이하 선수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규칙을 정했다. 하석주 감독의 전남은 매경기 23세 이하 선수들을 5명 이상 출전시켰다.


챌린지 메시: K-리그 챌린지 득점왕 이근호(상주 상무)의 새 별명. 지난해 울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직후 상주상무 유니폼을 입었다. AFC 올해의 선수, '홍명보호' 대표 공격수에게 챌린지 무대는 좁았다. 메시처럼 챌린지를 휘저으며 마지막 경기에서 15호골을 쏘아올렸다. 챌린지 초대 득점왕에 등극했다.

포항셀로나: '포항'과 바르'셀로나'의 합성어. 세계 최고의 유소년 시스템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 눈빛만 봐도 척척 통하는 '티키타카' 패스축구를 포항에 빗댄, 기분좋은 별명이다. 유의어로는 포항스틸러스와 티키타가를 합성한 '스틸타카' 포항의 상징 과메기와 티키타카를 합성한 '과메기타카'가 있다.


황선대원군: '쇄국축구'의 수장, '황새' 황선홍 포항 감독의 별명. 시즌 개막 직후 '토종군단' 포항이 승승장구하며 얻은 새 별명은 시즌 내내 황 감독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구한말 쇄국정치를 주창했던 흥선대원군의 사진에 황 감독의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호거슨: 김'호'곤 울산 감독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불세출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의 합성어. '철퇴왕'과 함께 김 감독을 향한 팬들의 경외심을 담아낸 별명.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패 우승에 이어 올시즌 내내 선두권을 놓치지 않은 62세 베테랑 노감독의 지략과 활약에 팬들은 환호했다. 이근호 곽태휘 에스티벤 마라냥 등 AFC 우승 초호화 멤버들의 대거 이탈속에 김신욱, 하피냐, 한상운을 성장시키며, '노장의 힘'을 과시했다.


효멘: 윤성'효'와 아'멘'의 합성어. '세제믿윤(세상에서 제일 믿음직한 윤성효)'라는 수원 사령탑 시절 별명은 일정 부분 반어법도 내포됐었다. 올시즌 부산에서 진화된 '효멘'은 강팀에 유독 강한, 윤성효 축구에 대한 절대 신앙이 깔려 있다. 부산을 FA컵 4강에 올려놓았고, 스플릿의 운명을 결정짓는 포항과의 최종전에서 박용호의 짜릿한 결승골로 성남을 제치고 그룹A에 올라갔다. 선두 울산과의 마지막 홈경기에서도 2대1로 역전승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자칫 김빠질 수 있었던 울산과 포항의 마지막 경기를 챔피언 결정전으로 바꿔 놓은 윤 감독의 한마디 "기대한 대로 됐심니꺼?"에 K-리그 팬들은 가슴 뜨거운 "효멘!"으로 답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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