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양봉가'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을만 하다. '꿀벌군단' 도르트문트의 킬러 손흥민(레버쿠젠) 이야기다.
손흥민이 다시 한번 도르트문트전에서 날았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각) 독일 도르트문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에서 전반 18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18분 카스트로의 도움을 받아 골을 만들어냈다. 카스트로는 공을 끊어낸 뒤 손흥민에게 공을 연결했다. 손흥민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 골키퍼 바이덴페러를 여유있게 제치고 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도르트문트전 5번째 골이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도르트문트만 만나면 날았다. 지난시즌 도르트문트와의 2차례 경기에서 무려 4골을 터뜨렸다. '손세이셔널'이라는 별명의 시작도 도르트문트전이었다. 2012년 9월 22일 함부르크 소속이던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와의 홈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2012년 10월 6일 피르트전과 2012년 10월 27일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골을 뽑아냈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이 때부터 손흥민을 '손세이셔널'이라 불렀다. 2013년 2월 9일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손흥민은 또 다시 2골을 뽑았다. 함부르크는 4대1로 승리했다. 지난시즌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승을 거둔 팀은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운 함부르크가 유일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도르트문트가 손흥민에게 큰 관심을 보인 것 역시 맹활약 때문이었다. 손흥민은 올시즌 첫번째 만남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도르트문트와의 기분 좋은 인연을 이어갔다.
손흥민이 유난히 도르트문트에게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도르트문트의 팀 특성과 연결돼 있다. 도르트문트의 트레이드마크는 게겐프레싱이라 불리는 과감한 압박이다. 도르트문트는 전방위 압박을 통해 상대로부터 소유권을 빼앗는 순간 곧바로 역습으로 전개하고, 역습하다 빼앗기면 다시 곧바로 재압박해 소유권을 되찾는 형태를 반복한다. 바르셀로나 이상의 극단적인 반코트 게임을 펼친다. 도르트문트는 이같은 전술을 바탕으로 유럽의 명문으로 도약했다. 게겐프레싱을 위해서는 수비라인을 과감히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이는 뒷공간에 대한 약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바로 여기서 손흥민의 장점과 연결된다. 손흥민의 최대 강점은 빠른 스피드에 의한 수비 뒷공간 침투다. 공간이 많을 수록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여기에 한번 공간이 열리면 강력한 슈팅을 때리는 과감성도 갖추고 있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선봉장으로 역습에 나섰다. 손흥민은 그 기대를 완벽히 부응했다. 도르트문트의 뒷문을 시종일관 노크했다. 도르트문트는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손흥민 앞에 강호 도르트문트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