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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같은 45분이었다.
2년 4개월 만의 A매치 골이었다. 박주영이 대표팀에서 마지막으로 골을 넣은 것은 2011년 11월11일 아랍에미리트와의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이었다. 논란의 마침표였다.
하지만 박주영은 왓포드에서 여전히 '백업의 그늘'에 있었다. 출전 시간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래서 그리스전이 중요했다.
골 뿐이 아니었다. 홍명보호 전술에 최적화된 원톱이었다. 질이 달랐다.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더 예리했다. 좌우와 중앙을 넘나들었다. 미드필드까지 진출해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공간을 창출하고, 공격 이음새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전반 7분 이청용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준 것은 압권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월드컵에 대한 열망이 크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거울이다. 월드컵 첫 골이 자책골이었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1대4 패), 전반 17분이었다. 리오넬 메시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크로스 한 볼이 그의 오른발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어이가 없는 듯 그는 허공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말 보다는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더 이상 포기할 수 없다." 벼랑 끝에 선 그의 출사표였다. 닷새 후 대반전이 있었다.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2대2 무)이었다. 후반 4분 드디어 골망이 출렁였다. 그는 전매특허인 프리킥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월드컵 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짜릿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다. 홍 감독은 단 한 순간도 박주영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않았다. 박주영도 배수진을 쳤다. 둘의 반전 드라마는 전반 45분으로 충분했다. 박주영 논란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