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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 월드컵은 '악몽의 땅'이었다.
브라질에서 태극전사들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그 키를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45)이 쥐고 있다. 그는 월드컵의 산역사다. '미완의 대기'인 그가 태극마크를 단 후 첫 국제대회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이었다. 대학 4학년 때였다.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거쳐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끝이 아니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코치로 참가했다. 월드컵과 무려 5차례나 함께했다. 대한민국 축구 사상 단연 최다이다.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불과 8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다. 홍 감독의 표정에는 한껏 여유가 묻어났다. "마지막 4. 5월을 대비해 충전 중이다. 선수들의 부상이 걱정이지만 그 외에 개인적인 고민은 없다." 미소가 흘렀다.
세상은 홍명보호를 향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을 얘기한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상과 현실이 교차했다. "글쎄,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지난 대회 결과도 있었고, 또 그런 결과를 원하는 것은 국민들의 권리다. 우리의 의무는 그런 부분들을 충족시켜줘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까지 나서 8강을 이야기할 타이밍은 아직 아닌 것 같다. 지난 올림픽도 그랬고, 내 개인적인 목표보다 우리 팀이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을까 확인하는 시점이 있을 것이다."
그 시점이 바로 5월이다. 홍명보호는 본선을 앞두고 5월 12일 소집된다. 태극전사들이 뛰는 무대는 제각각이다. 유럽과 중동파는 시즌이 막 끝난 상황이다. K-리그를 비롯해 동아시아를 누비는 선수들은 시즌이 한창이다. 개개인별로 정신력, 컨디션, 회복 능력 등을 분석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그리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고치를 계산한다.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호가 걸은 길이다. 홍 감독은 "올림픽의 모든 영광은 이미 버렸다. 다만 어떻게 준비하고 전략을 수립했는지는 참고가 된다. 물론 올림픽과 월드컵은 다르다. 더 많은 정보와 경험을 가지고 해야 한다. 5월 훈련할 때 모든 것을 펼쳐놓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브라질월드컵에서 러시아(6월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각), 알제리(6월 23일 오전 4시), 벨기에(6월 27일 오전 5시)와 함께 H조 편성됐다. "모두가 껄끄럽다.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이겨야 16강 진출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하지만 토너먼트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청소년월드컵에선 첫 경기에 지고도 8강에 올랐다. 올림픽 때는 비기고도 3위를 차지했다. 이기면 가장 좋겠지만 상대성이 있다. 토너먼트에선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도 있어야 된다."
단 자신감은 숨기지 않았다. 홍 감독은 "1986년 멕시코 멤버가 좋았다. 1994년에도 나쁘지 않았다. 그 때와 비교해 연령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축구 재능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월드컵은 재능과 패기만으로 할 수 없지만 젊은 선수들이라 바람을 타면 어떤 일이 벌어질 모른다. 예전하고 틀려진 것은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다. 팀에 아주 긍정적인 요소"라며 밝게 웃었다.
홍명보호의 희망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