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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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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월드컵경기장에 가면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연기가 올라오는 곳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모여있다. 팬들 손에는 맛있게 구어진 흑돼지와 말고기가 담긴 종이컵이 쥐어져 있다. '흑돼지와 말이 경기장에 빠진 날.' 올시즌 제주 유나이티드가 시도하는 새로운 마케팅이다.
지난 2년간 제주는 음식 마케팅으로 재미를 봤다. 2012년에는 '작전명 1982'가 펼쳐졌다. '작전명 1982'는 1982년 창단된 제주의 30주년을 기념해 진행됐다. 홈경기마다 '오늘의 선수'로 지정된 선수가 1982명의 관중들에게 치킨, 김밥, 떡 등 먹거리를 '쐈다'. 지난해에는 '파티2013'이라는 컨셉트로 2013명의 팬들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팬들은 맛있는 음식도 먹고, 재밌는 경기도 보는 1석2조의 효과를 누렸다.
올시즌을 앞두고 제주는 새로운 음식 마케팅을 궁리했다. 제주 프런트진은 2012년 일본 출장에서 영감을 얻었다. 오미야와 가와사키 등을 돌아다니며 J-리그의 마케팅을 직접 눈으로 봤다. 인상적이었던 것이 음식의 활용이었다. 오미야의 경우 스낵류 보다는 직접 조리한 음식을 관중들에게 줬다. 가와사키는 홈팬들 뿐만 아니라 원정팬들에게 지역 특산물을 제공하며 관광지 역할까지 했다. 오미야와 가와사키의 마케팅을 결합해 탄생한 것이 '흑돼지와 말이 경기장에 빠진 날'이다. 제주의 특산물인 흑돼지와 말을 경기장에서 직접 구워서 제공하기로 했다. 제주는 곧바로 축협과 접촉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원정 서포터나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하는 타지 팬들에게 홍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축협은 매경기 3000인분의 흑돼지와 말을 공급하기로 했다. 추가로 선수단 회식까지 맡기로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고기를 굽는 곳은 팬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축구장에서 바비큐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팬들을 사로잡았다. 홈팬, 원정팬 할 것 없이 함께 제주 흑돼지와 말고기를 즐긴다. 제주는 올시즌 내내 홈경기에서 이같은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천호 마케팅실장은 "지난 몇년간 지역 밀착 마케팅에 집중했다. 이제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제주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마케팅도 신경쓸 생각이다. 제주 유나이티드도 홍보하고, 제주도 알릴 수 있는 마케팅, '흑돼지와 말이 경기장에 빠진 날'은 그 시작이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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