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라면 드로겟처럼

기사입력 2014-04-22 07:33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제주 감독은 드로겟(32·제주) 이야기만 나오면 미소를 짓는다.

제주는 외국인선수 농사를 잘 짓기로 유명하다. 그동안 네코, 자일, 산토스, 페드로 등이 제주의 공격을 이끌었다. 실력은 좋았지만, 인성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드로겟은 가장 완벽한 외국인선수다. 그의 매력은 비단 경기력 만이 아니다. 성실한 태도와 팀에 대한 헌신이 박 감독을 사로잡았다. 드로겟은 올시즌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박 감독은 드로겟을 데려오기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았다. 전북 시절 K-리그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던 드로겟이었다. 드로겟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드로겟은 올시즌 9경기에 출전해 3골-1도움을 올렸다. 팀내 최다득점이다. 시즌 초반 측면에 포진됐지만, 신형 제로톱으로 전술이 바뀌며 중앙 공격수로 위치를 옮겼다. 전북 시절에 비해 화려함은 줄었다. 화려한 드리블이나 질풍같은 스피드는 확실히 예년만 못하다. 하지만 안정감 넘치고 견고한 플레이로 제주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빛나는 것은 투지다.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빈다. 볼 하나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제주 압박의 중심에는 드로겟이 있다. 20일 인천전(1대0 제주 승) 전반 30분에 만든 결승골은 드로겟의 투혼이 만들어낸 골이다. 인천 수비수 최종환의 백패스가 다소 짧았지만, 압박을 소홀히 하지 않았기에 얻어낼 수 있었다. 볼을 가로챈 드로겟은 골키퍼 권정혁을 제치고 골을 기록했다.

드로겟의 진가가 드러나는 곳은 그라운드 뿐이 아니다. 박 감독은 원체 많이 뛰는 베테랑 드로겟의 체력을 감안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 드로겟의 대답은 'NO'였다. 팀이 상승세에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빠질 수 없다고 했다. 전북에서 뛰며 한국식 문화를 제대로 배웠다. 외국인선수지만 고참 역할도 빼놓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제주에서 드로겟은 최선참이다. 그는 어린 선수들의 멘토를 자처한다. 선수들이 실수하면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선수가 드로겟이다. 박 감독은 "인성적으로 워낙 잘돼 있는 선수다. 얘기는 들었지만 막상 함께 생활하다 보니 더 많이 진가를 알게 된다. 실력적으로도 나무랄 데가 없다. 드로겟의 존재로 오케스트라 축구가 한층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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