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성남FC 수석코치가 26일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전남전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박종환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폭력사건에 연루되며 부산전에 이어 감독대행으로 두번째 벤치에 앉았다. 또다시 0대1로 패하며 2연패의 멍에를 받아안았다. 박 전 감독의 불명예 퇴진 이후 성남시와 축구계 안팎에서 차기 감독에 대한 이런저런 설들이 파다한 상황, 이 코치는 기자회견을 통해 감독 자리에 대한 욕심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감독직에 대해 구단과 이야기 나눈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하고 싶다'는 뜻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일단은 5월 FC서울전까지다. 신문선 대표님과 면담했다. 이게 기회다. 나도 잡고 싶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서 이제는 한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신 대표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고 했다. 한번 믿고, 내가 갈 거다. '도 아니면 모'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질 것이다"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김동섭-황의조가 선발로 나선 성남 공격진은 이날도 끝내 골맛을 보지 못했다. 이 코치는 후반 김동희, 이민우 등을 교체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후반 37분 프리킥 상황에서 '광양루니' 이종호(22·전남)에게 헤딩 결승골을 허용하며 0대1로 패했다. 9경기에서 3골에 그친 빈공은 이날도 여전했다. 지난해 성남 공격을 이끌었던 김태환-박진포의 오른쪽라인과 '원톱' 김동섭의 호흡은 올시즌 무슨 연유에서인지 빛을 잃었다.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이 코치는 기자회견에서 "'이상윤'의 존재가치를 좀 더 부각시키고 싶었는데 제자신이 부족해서 오늘 결과적으로 패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다. 나는 공격축구를 선호하는 사람인데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그런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답답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성남은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자신했던 최근 상주,부산, 전남전에서 3경기 무승(1무2패)을 기록했다. 10라운드 종료후 성남의 현실은 승점 9점(2승3무5패), 12개팀 가운데 11위다. 월드컵 휴식기까지 30일 FA컵 대구전(홈) 이후 내달 3일 포항(홈), 11일 서울전(원정) 등 힘든 일정이 남아 있다. 이 코치는 " FA컵 대구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포항, 서울 등 강팀과의 경기는 오히려 기대된다.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남 감독직을 향한 야심을 당당하게 드러낸 이 코치로서는 대단히 중요한 3연전이다. 짧은 기간에 프로 사령탑으로서의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치고 상처받은 선수들의 마음을 다독여, 하나로 묶어내는 일 역시 시급하다. 박 감독과 함께 수석코치로서 신생 시민구단 성남을 이끌어온 이 코치 역시 그간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성남과 이 코치에게 필요한 건 '말'이 아닌 '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