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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축구전용경기장/ K리그 클래식/ 전남드래곤즈 vs 포항스틸러스/ 포항 이명주/ 사진 정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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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이명주의 공백은 확실히 컸다.
포항은 제주와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3라운드에서 0대0으로 비겼다. 포항은 승점 26점(8승2무3패)으로 선두를 유지했지만, 웃을 수 없는 결과였다. 다이나믹한 경기로 상대를 압도했던 모습이 사라졌다. 무기력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제주전의 관전포인트는 '포항이 어떻게 이명주의 공백을 메우냐' 였다. 포항은 이명주를 지난달 9일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으로 이적시켰다. 이명주는 설명이 필요없는 포항 축구의 핵이었다. 5골-9도움을 올리며 포항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공격의 시발점이자 마침표 역할을 했으며, 과감한 압박으로 수비에서도 제 역할을 해냈다. 이명주는 '에이스' 그 이상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멀티플레이어로 이명주의 공백을 메웠다. '득점선두' 김승대에게 이명주 역할을 맡겼다. 김승대가 맡았던 최전방은 유창현이 기용됐다. 고무열이 부상으로 쓰러진 왼쪽 윙에는 오른쪽 윙백이었던 신광훈이, 김재성이 나서지 못한 오른쪽에는 강상우가 자리했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에 나섰다. 주전들이 나서지 못한 나머지 포지션들도 문제였지만, 확실히 이명주의 공백이 느껴졌다.
좀처럼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포항은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간 뒤 이명주가 킬패스나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스타일을 즐겼다. 하지만 중심축이었던 이명주가 빠지자 템포가 죽어버렸다. 후반들어 공격에 재능이 있는 이광혁과 문창진이 투입되며 속도가 다소 빨라졌지만, 세밀한 부분에서 전반기만 못했다. 공격이 살지 않자 후방도 불안해졌다.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는 무리한 플레이로 경고 2장을 받아 퇴장당하기도 했다. 비가 많이 내려 정상적인 경기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지만, 전반부터 제주가 물러서지 않고 과감하게 공격에 나섰다면 패할 수도 있는 경기였다.
우려했던 고민이 후반기 첫 경기부터 드러났다. 황 감독은 경기 후 "이명주의 공백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명주의 공백도 크지만 측면 자원과 공격라인에 부상 선수들이 많아서 고민이 크다. 이러한 어려움을 잘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중동으로 떠난 전반기 핫 아이콘 '이명주'는 후반기에도 클래식 순위싸움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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