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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FA컵 대진추첨에서 FC서울을 4강 상대로 맞이하게 된 박항서 상주 감독은 최용수 서울 감독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최용수 감독에게 미리 말하겠다. 승부차기까지 생각해라."
홍정남은 팬들에게는 무명이지만 축구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 국가대표 수비수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의 한 살 터울 형이다. 초등학교 5학년때 축구부에 입단한 홍정남은 초·중·고에서 동생과 함께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웠다. 형은 골키퍼로, 동생은 공격수로 활약했다. 제주에서 축구 유망주 형제로 이름을 알렸다. 동생과의 축구 추억이 수두룩하다. 그 중 홍정남이 기억하는 최고의 장면은 함께 뛴 마지막 경기였다. 2006년, 고등학생 3학년이던 홍정남과 2학년이던 홍정호는 제주교육감기 결승전에 나란히 출전했다. 우승컵의 주인은 마지막 승부차기에서 갈리게 됐다. 그 때 홍정호가 제주중앙고의 첫 번째 키커로 나섰는데 실축을 하고 말았다.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숙이고 뒤돌아서는 동생을 지켜본 형은 이를 악물었다. "내가 만회하는 수밖에 없겠다." 결국 홍정남은 킥을 두 차례나 막아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동생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홍정남은 "우승을 했는데도 정호가 계속 고개 숙이고 울면서 천천히 걸어오더라. 그 때 내가 안아줬다. 그게 정호와 함께 뛴 마지막 경기다"라며 기억을 떠 올렸다. 형제는 나란히 프로에 진출했고, 서로 고민을 털어놓으며 뜨거운 형제애를 나누고 있다. 홍정남은 "원래 힘든 일이 있으면 끙끙 앓는 스타일이었는데 힘들때 가족한데 연락을 하니 의지가 되었다. 그 이후로 자주 연락을 하며 고민을 털어 놓는다. 요즘 군인이라 자주 전화는 못하지만 독일에 있는 정호가 나를 많이 응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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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남의 꿈은 소박하다. 동생과 함께 국가대표를 꿈꾸던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 그의 목표는 '경기 출전'이다. 막 시작되고 있는 주전 인생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 그는 "상주에서 김정우 선배처럼 축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고 제대하자는 마음으로 입대했다. 열심히 하다보니 기회가 온 것 같다. 지금이 내 인생 중 가장 중요한 시기같다"면서 "지금은 무조건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 뿐이다. 내 수준이 높지 않다는 걸 알지만 경험을 쌓고 경기에서 뛰면 경쟁력이 생길수 있을 것 같다. 신인때는 국가대표를 꿈꿨지만 지금은 홍정남이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며 내일의 스타를 꿈꿨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