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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중. 사진제공=대전 시티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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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무게감은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날카로움은 여전했다.
'샤프' 김은중(35)이 천금같은 도움으로 대전을 조기 승격 문턱까지 이끌었다. 김은중은 1일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34라운드에서 후반 7분 헤딩패스로 정석민의 결승골을 도왔다. 대전은 이 골로 부천을 1대0으로 제압하면서 승점 66점이 돼 오는 5일 안양과 맞붙는 안산(승점 57·2위)이 비기거나 패할 경우 잔여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챌린지 우승 및 클래식 승격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부천전 전까지 김은중은 올 시즌 15경기 출전, 1골을 기록했다. 15경기 모두 교체출전이었다. 홈 경기 출전은 단 5경기에 불과하다. 지난 9월 27일 이후 한 달간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다 25일 광주 원정 후반 교체 투입으로 침묵을 깼다. 챌린지 득점 선두(27골)를 달리고 있는 아드리아노의 활약에 가렸다. 하지만 대전은 최근 6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겪으면서 경험 부족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는 김은중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팬 서비스 부족'이라는 질타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대전 홈 경기마다 김은중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기억하다, 기다리다, 돌아오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18번 김은중'의 걸개가 매번 걸릴 정도로 애정이 크다. 승격 카운트다운이 다가옴에도 김은중의 결장이 길어지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조진호 대전 감독은 부천전에 김은중을 선발로 내세웠다. 3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아드리아노의 결장, 김찬희의 부상 등 공격진에 터진 악재를 막기 위한 대안이 없었다. 조 감독은 "경험이 필요한 시기다. 김은중의 최근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고 활약을 기대했다.
첫 선발의 어색함 때문이었을까. 김은중은 전반전 내내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천의 압박이 워낙 거셌다. 시즌 내내 경기 중반 투입되다보니 아무래도 감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찬스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공간을 파고 들어가는 몸놀림과 필드 전체를 아우르는 운영 능력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체력의 부담을 경험으로 커버하면서 시즌 첫 도움의 성과까지 얻어냈다. 조 감독은 "처음으로 선발로 기용을 했지만,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인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었다"며 "고참이자 팀의 레전드로 제 몫을 충분히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은중은 경기 후 "경기 전 안산이 지고 있다 이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승부라고 봤다"며 "선수 뿐만 아니라 구단과 팬 모두 한 마음으로 거둔 승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첫 선발인데 감독님이 선수들을 이끌어주는 마음으로 주장 완장을 채워줬다"며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덧붙였다. 도움 상황에 대해선 "볼이 떠 있는 상황에서 떨궈줄 자리를 찾았다. 잘 연결만 해주면 골이 될 것으로 봤는데, (정)석민이가 잘 해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전 팬들은 후반 33분 김은중이 이 호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자 기립박수로 활약을 치하했다. 이에 대해 김은중은 "팬들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 뿐이다. 오랜 기간 기다리고 응원해줬기 때문에 이렇게 길게 프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홈, 원정 가리지 않고 응원해 준 팬들 덕분에 클래식에 갈 수 있게 됐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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