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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가 최종 모의고사를 승리로 장식했다.
전반 6분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사우디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으로 길게 내준 볼을 김진현이 달려나와 왼발로 처리했다. 그러나 볼이 뜨지 않으면서 공격수 몸에 굴절됐고, 수비수가 이를 급하게 걷어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전반 9분에는 김주영이 페널티에어리어 중앙에서 걷어낸 볼이 사우디 공격수의 발로 향하면서 왼발슛으로 연결되는 장면도 연출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큰 폭의 변화를 택했다. 김진수 구자철 이근호 김진현을 빼고 이명주(알 아인) 남태희(레퀴야) 한교원(전북) 김승규(울산)를 내보냈다. 더블 볼란치 자리에 서 있던 박주호를 왼쪽 풀백 자리로 재배치하고, 이명주가 한국영과 호흡을 맞췄다. 조영철이 원톱 자리로 올라가면서 한교원과 구자철이 2선에 섰다.
후반 초반에도 수비라인은 여전히 불안했다. 후반 8분 사우디의 공격 상황에서 두 차례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사우디 진영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썼지만, 좀처럼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후반 15분 조영철의 크로스를 받은 남태희가 문전 쇄도하면서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득점상황과는 거리가 멀었다.
기다리던 첫 골은 뜻밖의 행운이었다. 후반 22분 프리킥 상황에서 오사마 하우사위의 자책골로 선제골을 얻었다. 손흥민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길게 시도한 크로스가 문전 앞에서 수비에 임한 하우사위의 오른발에 맞고 그대로 골망 안으로 들어가 리드를 잡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영철 대신 이정협(상주)을 투입하면서 추가골을 노렸다. 사우디는 후반 39분 나세르 알 샴라니의 슈팅이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고, 이후 압박을 통해 공격을 줄기차게 시도했음에도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땅을 쳤다.
마무리는 이정협의 몫이었다. 이날 A매치에 데뷔한 이정협은 후반 46분 문전 정면에서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왼쪽 측면에서 문전 왼쪽까지 파고들던 남태희(레퀴야)가 왼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서 있던 김창수(가시와)가 받아 침착하게 문전 정면으로 연결했고, 이정협이 상대 수비수와 경합 중 쓰러지면서 오른발로 마무리 하면서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이정협의 골로 한국은 사우디를 2골차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슈틸리케호는 5일 베이스캠프인 시드니에서 팬 공개훈련을 실시한 뒤, 오만전이 열리는 캔버라로 이동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