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완패, 성남은 왜 부리람에 패했나

기사입력 2015-02-25 08:16


◇성남 골키퍼 박준혁이 24일(한국시각) 태국 부리람의 뉴아이모바일스타디움에서 열린 부리람과의 2015년 ACL 조별리그 F조 첫 경기 전반 17분 선제골을 허용하고 있다. 부리람(태국)=사진공동취재단

1주일 넘는 현지적응이 무색한 '완패'였다.

성남FC가 2015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첫 경기서 패배로 출발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24일(한국시각) 태국 부리람의 뉴아이모바일스타디움에서 가진 부리람과의 대회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서 1대2로 졌다. 첫 착륙이 꼴찌가 아닌 게 불행 중 다행이다. 성남은 광저우 부리(중국)과의 홈 경기서 0대2로 완패한 2014년 J리그 3관왕 감바 오사카(일본)보다 한 계단 위인 F조 3위로 ACL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승점 획득에 실패하며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앞으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출전권 획득을 위해 매 경기를 결승처럼 치러야 할 전망이다.

김 감독과 선수단 모두 부리람전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 14일 일본 구마모토 동계 전지훈련을 마친 성남 선수단은 귀국 이틀 만인 16일 다시 부리람으로 향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라'는 말대로 적진에서 승리를 정조준 했다. 빠른 현지 도착이 시차적응 및 컨디션 조절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간 K리그 팀들이 태국의 무더운 기후 속에 고전했던 것도 성남의 발걸음을 재촉케 했다. ACL을 향한 성남의 의지에 팬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만 가득했다. 성남은 완전체가 아니었다. 발은 무거웠고 호흡은 거칠었다. 익숙한 그라운드 환경과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부리람의 공세를 견뎌내지 못했다. 전반 16분 수비수 곽해성이 머리로 걷어내려던 볼이 사이드라인 쪽으로 흐르자 모두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나 부리람은 끝까지 볼을 쫓아 공격상황을 이어갔고, 당황한 성남 수비를 뚫고 선제골을 얻었다. 2분 뒤 터진 두 번째 골 역시 센터서클부터 볼을 잡고 질주한 질베르투 마세나를 쫓기만 할 뿐, 적극적인 마크를 시도조차 못한 채 추가골을 허용했다. 국제 경험 부족으로 탓할 만한 장면들이 아니었다. 실종된 투혼과 집중력 부족은 질타를 받을 만하다.

공격도 창조적이지 못했다. 김두현에게 볼을 집중시킬 뿐이었다. 후반 중반부터 측면 공격을 강화했지만 문전 크로스로 이어지는 단순한 패턴으로 일관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과감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게 아쉽다.

김 감독은 "시즌 첫 경기이기 때문에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초반 15분을 고비로 예상했는데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일찌감치 두 골을 실점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 갈 수 밖에 없었다. 부리람 선수들은 자신의 역할을 100%의 수행했다"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도 "ACL은 이제 시작됐다. 패배에 대한 실망감보다는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성남은 내달 3일 안방인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감바 오사카와 맞붙는다. 성남과 마찬가지로 1차전을 패한 감바 오사카의 목표도 승리다. 과연 성남이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킬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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