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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그대의 플레이에 심쿵!'
전반 17분 지소연이 또다시 정설빈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다. 가장 결정적인 찬스였다. 정설빈의 슈팅이 뛰어나온 골키퍼와 부딪치며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21분 조소현의 대포알 슈팅이 작렬했다. 중원을 지키던 플레이메이커 조소현이 작정하고 전방으로 쇄도했다. 러시아 미드필더 포즈디바의 볼을 뺏어내자마자 전광석화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찬스가 많았는데, 빠르게 찬스가 와서 동료들이 고민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2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리긴 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전반 선배 정설빈과의 짜릿한 장면들이 골로 연결되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하자 "아~"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너무 고민을 했다고 하더라. 다음번엔 고민하지 말라고 했다"며 웃었다. "사실 내가 좀더 바깥쪽이 아닌 안쪽으로 붙여서 패스를 줬어야하는데 너무 공간쪽으로 줬던 것같다. 후반에도 (유)영아언니에게 발밑으로 붙여서 패스를 줬어야 하는데, 다 내탓"이라고 했다. 동료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돌아봤다. "이런 세밀한 부분들에서 호흡을 잘 맞춰간다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잉글랜드 첼시 레이디스에서의 경험은 체력과 체격이 좋은 러시아전에서도 도움이 됐다. 지소연은 "처음부터 타이트하게 나오더라. 다시 한번 영국에 있었던 힘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빨리 판단할 수 있었다. 미스도 많았지만 모두들 잘 받쳐줬다"고 평가했다. 지소연은 이날 후반 막판 최후방 수비까지 도우며 헌신하고 분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간격이 벌어졌다. 유럽선수들을 상대하려면 공격수부터 수비에 가담해줘야 한다. 그래야 수비도 잘할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 2연전 승리, 2경기 연속골에도 지소연은 만족하지 않았다. 월드컵을 앞두고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이 아쉽다. 아직 준비할 것이 너무 많은데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러시아같은 유럽팀을 이긴 것은 좋지만, 우리가 월드컵에서 상대할 팀은 이런 팀이 아니라 훨씬 더 강한 팀이다. 기쁨은 오늘까지다. 소속팀에서 월드컵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