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지소연"승리의 기쁨은 딱 오늘만,이젠 월드컵!"

기사입력 2015-04-08 19:10



'지소연 그대의 플레이에 심쿵!'

8일 오후 4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러시아와의 A매치 2차전 '지메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은 역시 발군이었다.

90분 내내 경기를 조율하고, 로빙 패스, 킬패스를 찔러넣고, 공간으로 침투하고, 중거리 슈팅을 날리고, 헤딩을 위해 솟구쳐 올랐다. 플레이메이커로서 그라운드에서 선후배들을 뜨겁게 독려하고, 최전방에서 최후방까지 좌우를 오가며 누구보다 많이 뛰었다. 전반 6분 지소연이 중앙수비수 황보람에게 돌린 공이 왼쪽으로 쇄도하던 정설빈에게 연결됐다. 정설빈의 슈팅이 아깝게 빗나갔다. 전반 9분 김수연의 크로스에 이어 정설빈이 헤딩을 위해 몸을 던졌지만,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불발됐다. 전반 13분 지소연이 강유미에게 똑 떨어뜨려준 킬패스에 당황한 러시아 수비가 파울을 범했다. 전반 13분 문전에서 쏘아올린 지소연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14분 지소연은 박스 정면에서 왼쪽의 정설빈에게 킬패스를 건넸다. 정설빈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에 안겼다.

전반 17분 지소연이 또다시 정설빈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다. 가장 결정적인 찬스였다. 정설빈의 슈팅이 뛰어나온 골키퍼와 부딪치며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21분 조소현의 대포알 슈팅이 작렬했다. 중원을 지키던 플레이메이커 조소현이 작정하고 전방으로 쇄도했다. 러시아 미드필더 포즈디바의 볼을 뺏어내자마자 전광석화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골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지소연은 직접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5분 문전 혼전 상황, 손윤희가 상대 수비와 충돌하며 뒤로 흐른 볼을 '원샷원킬' 지소연은 놓치지 않았다. 간결하고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 구석을 노려찼다. 발끝에 닿는 순간 골을 예감했다. 2경기 연속골로 2대0 완승을 이끌었다. A매치 74경기에서 38호골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직후 믹스트존으로 나오는 지소연의 손엔 '지메시 지소연, 그대의 플레이에 심쿵!'이라는 플래카드가 들려 있었다. '청주 운호고등학교 2학년 2반' 학생 팬들이 마음으로 전해준 선물이었다. '심쿵'을 부르는 지소연이 환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1차전보다 나은 플레이를 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1차전보다 2차전이 조금 괜찮았다. 상대 진영 박스안에서 세밀함이 부족하고, 결정력도 좀 부족하지만,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동안 부족한 부분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찬스가 많았는데, 빠르게 찬스가 와서 동료들이 고민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2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리긴 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전반 선배 정설빈과의 짜릿한 장면들이 골로 연결되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하자 "아~"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너무 고민을 했다고 하더라. 다음번엔 고민하지 말라고 했다"며 웃었다. "사실 내가 좀더 바깥쪽이 아닌 안쪽으로 붙여서 패스를 줬어야하는데 너무 공간쪽으로 줬던 것같다. 후반에도 (유)영아언니에게 발밑으로 붙여서 패스를 줬어야 하는데, 다 내탓"이라고 했다. 동료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돌아봤다. "이런 세밀한 부분들에서 호흡을 잘 맞춰간다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잉글랜드 첼시 레이디스에서의 경험은 체력과 체격이 좋은 러시아전에서도 도움이 됐다. 지소연은 "처음부터 타이트하게 나오더라. 다시 한번 영국에 있었던 힘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빨리 판단할 수 있었다. 미스도 많았지만 모두들 잘 받쳐줬다"고 평가했다. 지소연은 이날 후반 막판 최후방 수비까지 도우며 헌신하고 분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간격이 벌어졌다. 유럽선수들을 상대하려면 공격수부터 수비에 가담해줘야 한다. 그래야 수비도 잘할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 2연전 승리, 2경기 연속골에도 지소연은 만족하지 않았다. 월드컵을 앞두고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이 아쉽다. 아직 준비할 것이 너무 많은데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러시아같은 유럽팀을 이긴 것은 좋지만, 우리가 월드컵에서 상대할 팀은 이런 팀이 아니라 훨씬 더 강한 팀이다. 기쁨은 오늘까지다. 소속팀에서 월드컵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