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수원과 전남의 FA컵 32강전이 내달 13일로 연기됐다.
수원 JS컵 18세 이하 국제청소년축구대회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막하면서, 수원 홈 구장 사용이 불가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수원종합경기장, 화성종합경기장 등 대안을 고심했지만, 모두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결국 상대팀인 전남 드래곤즈의 동의를 받아 일정 연기를 결정했다.
전남 관계자는 "우리도 당연히 29일 정상적인 진행을 원했다. 수원 사정으로 인해 전남이 피해를 보면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 협회측에서 다른 구장 섭외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해 왔다. 그렇다고 경기를 안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일정 연기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수원은 6월13일을 제안했지만 A매치 휴식기에 선수단 휴가 일정과 겹치기 때문에 강력히 반대했다. 한달 앞당긴 5월 13일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일정 연기는 확정됐다. 26일 전북전 승리 직후 전남 선수단을 이틀 외박을 명받았다. 현 상황에서 29일 FA컵 준비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수원과 똑같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리그 강행군을 치르고 있는 '1강' 전북과의 곱지 않은 시선이다. 형평성의 문제다. 전북은 살인적 일정속에 체력과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가시와전 원정 2대3 패배에 이어 26일 전남 원정에서도 1대2로 패했다. 27경기 무패, 리그 22경기 무패기록이 한꺼번에 멈춰섰다. 시즌 첫 2연패이자 시즌 첫 위기다.
전북의 살인 일정은 5월에도 이어진다. 29일 고양FC와의 주중 FA컵에 이어 수원과의 홈경기(2일), 산둥과의 ACL 최종전(6일), 울산 원정(10일) 등이 사나흘 간격으로 줄줄이 예정돼 있다.
전북으로서는 절대 불리한 일정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날 전남전 직전 안방에서 맞닥뜨릴 수원전에 대해 올시즌 '결승전'같은 중요한 경기라고 언급했었다. '빅매치' 수원전에 대비해 전남전 엔트리부터 조정하고,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예민한 상황에서 수원의 일정 조정은 불편하다. 2일 안방에서 맞닥뜨릴 수원은 FA컵 일정 조정 덕분에 체력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전북으로서는 결코 달가울 리 없는 상황이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