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보다 컸던 1실점 여파, 수원 발목잡은 '원정다득점'

기사입력 2015-05-26 21:40



수원 삼성의 투지는 빛났다. 승리도 챙겼고, 일본 원정에서 강한 기분 좋은 징크스도 이어갔다. 'K리그 킬러'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패배를 선사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행 티켓을 놓쳤다.

수원이 26일 일본 가시와 히타치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ACL 16강 2차전에서 2대1로 승리를 거뒀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2대3으로 패했던 수원은 이날 승리로 1,2차전 합계 4대4로 타이를 이뤘다. 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ACL 8강행 티켓은 가시와가 차지했다.

다득점과 무실점의 목표가 공존했다. 수원은 8강행을 위해 2골차 승리, 혹은 4골 이상을 넣고 1골차로 승리를 거둬야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2대0 승리였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공수 밸런스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1차전과 비교해 중앙 미드필드 숫자를 한 명 더 늘렸다. 권창훈과 백지훈이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섰다. 1차전에서 1골-1도움씩 기록했던 정대세와 염기훈은 각각 최전방과 왼쪽 날개에 자리했다. 공수를 겸비한 이상호와 고차원이 공격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날개로 출격했다. 포백은 양상민 조성진 구자룡 오범석으로 채워졌고, 골문은 정성룡이 지켰다.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악재를 만났다. 올시즌 8골-13도움(K리그 클래식, ACL, FA컵)으로 수원 공격을 이끌던 염기훈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공중볼 경합을 벌이다 착지 과정에서 허리를 다쳤다. 염기훈은 부상 치료를 받고 다시 투입돼 버티고, 또 버텼다. 더이상은 힘들었다. 염기훈은 전반 14분 서정진과 교체 아웃됐다. 다행히 악재가 호재로 작용했다. '캡틴' 염기훈의 투혼이 수원의 투지를 일깨웠다. 수원은 더욱 공세를 강화했고 전반 26분 정대세가 첫 골을 뽑아냈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볼을 받아 연결한 터닝 슈팅이 가시와의 골망에 꽂혔다. 후반에 더 힘을 냈다. 후반 9분 구자룡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오른발로 볼을 차 넣어 수원에 2-0 리드를 선사했다. 이대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 1,2차전 합계 4대3으로 앞선 수원에 8강행 티켓이 돌아간다. 그러나 염기훈의 투혼이 수비 불안까지 막아내지는 못했다. 수원은 후반 20분 뒷공간을 내주는 패스에 수비진이 와르르 무너지며 고바야시에게 추격골을 허용했다. 1,2차전 합계 4대4 동률, 원정다득점의 덫이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추가골이 필요했던 수원은 레오와 카이오를 차례대로 투입했다. 더이상의 기적은 없었다. 수원이 2대1로 앞선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지만, 패배한 가시와 선수들이 8강행의 기쁨을 누렸다.

수원은 2차전 승리로 서 감독 부임 이후 일본 원정 무패행진(2승1무)을 이어갔다. 2년전 ACL 조별리그에서 2대6의 참패를 안겼던 가시와를 상대로도 첫 승을 수확했다. 그러나 수원의 2015년 ACL 여정은 가시와전 승리와 함께 마침표를 찍게 됐다. 2년전 ACL 첫 도전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던 서 감독도 2년만에 한 계단 올라섰지만 두 계단 이상의 도약에는 실패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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