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삼성의 투지는 빛났다. 승리도 챙겼고, 일본 원정에서 강한 기분 좋은 징크스도 이어갔다. 'K리그 킬러'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패배를 선사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행 티켓을 놓쳤다.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악재를 만났다. 올시즌 8골-13도움(K리그 클래식, ACL, FA컵)으로 수원 공격을 이끌던 염기훈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공중볼 경합을 벌이다 착지 과정에서 허리를 다쳤다. 염기훈은 부상 치료를 받고 다시 투입돼 버티고, 또 버텼다. 더이상은 힘들었다. 염기훈은 전반 14분 서정진과 교체 아웃됐다. 다행히 악재가 호재로 작용했다. '캡틴' 염기훈의 투혼이 수원의 투지를 일깨웠다. 수원은 더욱 공세를 강화했고 전반 26분 정대세가 첫 골을 뽑아냈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볼을 받아 연결한 터닝 슈팅이 가시와의 골망에 꽂혔다. 후반에 더 힘을 냈다. 후반 9분 구자룡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오른발로 볼을 차 넣어 수원에 2-0 리드를 선사했다. 이대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 1,2차전 합계 4대3으로 앞선 수원에 8강행 티켓이 돌아간다. 그러나 염기훈의 투혼이 수비 불안까지 막아내지는 못했다. 수원은 후반 20분 뒷공간을 내주는 패스에 수비진이 와르르 무너지며 고바야시에게 추격골을 허용했다. 1,2차전 합계 4대4 동률, 원정다득점의 덫이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추가골이 필요했던 수원은 레오와 카이오를 차례대로 투입했다. 더이상의 기적은 없었다. 수원이 2대1로 앞선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지만, 패배한 가시와 선수들이 8강행의 기쁨을 누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