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울산 감독의 무리한 선수 기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윤 감독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에서 김승규를 그라운드에 투입시켰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승규는 전반 34분 울산의 골키퍼 이희성이 부상을 하자 그라운드를 밟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미얀마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에서 풀타임 활약을 한지 20시간 만이었다.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윤 감독은 "대표팀에 가기전부터 선수들하고 얘기를 했는데 귀국하자마자 팀에 합류해서 뛰고 싶다고 하더라. 하루 전에도 연락했는데 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경기에 나서는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 전에 경기하고 왔기 때문에 선수 보호차원에서 뛰는건 피해야 한다"면서 "김승규와 임창우가 벤치에 있는 것만으로도 동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벤치에 넣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불의의 부상으로 김승규가 투입됐고, 20시간만에 2경기를 소화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에 윤 감독은 "승규가 경기에 의욕을 보여 선수 의견을 존중했다. 사실 승규가 처음부터 나가고 싶다고 얘기했지만 혹사 시킨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도 골키퍼 교체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경기에 투입하게 됐다 승규가 피곤할텐데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경기를 뛴 선수에게 최소한 48시간의 휴식을 부여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리를 위해 감독은 어떤 선택이라도 해야 하지만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김승규를 경기장에 내보낸 윤 감독의 결정은 선수 혹사 논란을 피해가기 힘들 것 같다. 이에 윤 감독은 "혹사라고 하면 혹사라고 할 수 있지만 대표팀 경기가 있는 다음날 경기를 하게 됐다. 많은 키퍼가 있더라면 모르지만, 승규의 존재감이 커서 명단에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울산은 김승규를 투입하고도 전북에 역전패를 당했다. 양동현이 전반 추가시간 헤딩 선제골을 넣었지만 에두와 이재명에게 연속골을 헌납해 1대2로 역전패했다. 윤 감독은 "결과가 아쉽다. 먼저 골을 넣었지만 후반에 전북의 외국인 선수들에 힘에 눌려 잘 대처하지 못했다. 후반에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게 패인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