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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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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보내기엔 아까운데 정작 쓰기도 고민된다.
성남 공격수 루카스(21·브라질)의 처지가 처량하다. 올 초 성남 유니폼을 입은 루카스는 지난 K리그 클래식 10경기서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풀타임을 뛴 게 4월 4일 대전 원정 단 한 경기 뿐이다. 슈팅 숫자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10경기서 기록한 슈팅은 단 2개, 골문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단 1개에 불과하다. 여름에 접어들며 히카르도와 조르징요가 서서히 살아나는 반면 루카스는 좀처럼 깨어날 줄 모르고 있다.
루카스는 김학범 성남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한 카드였다. 북중미-남미 사정에 해박한 김 감독이 현지 연수 과정에서 눈독을 들여놓은 인재였다. 어리지만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인 만큼, 성남에서 담금질해 쓰겠다는 의도였다. 지난 2월 일본 구마모토 전지훈련 당시 김 감독은 "당장의 활약보다는 미래를 보고 데려온 선수다. 계기가 생기면 분명 재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리그 10경기 뿐만 아니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활용하면서 꾸준히 부여한 이유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주고자 하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K리그 클래식 뿐만 아니라 FA컵 등 숱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주전 이탈'이라는 변수가 언제 찾아올 줄 모른다. 미래보다는 현재의 활약에 초점을 맞추고 데려오는 외국인 선수의 특성상, 김 감독 입장에선 루카스가 살아나길 마냥 바라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당장 루카스를 내치기도 쉽진 않다. 시즌 중반 외국인 선수 교체는 '도박'이다. 새 선수를 데려와도 똑같은 적응기를 거쳐야 하고 성공 여부 역시 보장받기 어렵다. 터지면 '대박'이나 절반 이상이 '쪽박'이다. 때문에 반 년 간 국내 무대를 경험하면서 서서히 눈을 떠가는 루카스를 신뢰하는 게 오히려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지막 변화의 기회인 여름 이적시장을 그냥 흘려 보내기도 쉽지 않다. 김 감독의 고심이 깊어질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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