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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부산 원정, '전남 살림꾼' 이슬찬은 냉온탕을 오갔다. 강등권 탈출을 노리는 부산의 공세는 매서웠다. 전반 3분, 전남 방대종이 엔드라인에서 클리어링한 볼이 이슬찬 앞에 떨어졌다.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한 볼을 부산 미드필더 전성찬이 재빨리 가로채 문전에 자리잡은 정석화에게 올려줬다. 뼈아픈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슬찬은 실수를 겸허히 돌아봤다. "볼 스피드가 굉장히 빠르다 생각했는데, 리플레이를 보니 별거 아닌 상황에서 내가 대처를 잘못했다. 100% 내 실수다."
이슬찬은 지난 1월 태국 동계훈련 때 일기장에 새시즌 4가지 목표를 썼다. '시즌 10경기 이상 뛰기, 홈에서 선발로 뛰기, 올림픽대표팀 선발, 부상으로 한달 이상 쉬지 않기.'특히 홈경기 선발의 꿈은 간절했다. 전남 유스 출신 이슬찬은 어린 시절부터 광양전용구장에서 프로의 꿈을 키웠다. "엄청 뛰고 싶었다. 팬들에게 사인볼 차주는 거, 에스코트 꼬맹이들하고 단체사진 찍는 걸 정말 해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올시즌 4가지 꿈이 꿈처럼 이뤄졌다. "지난 3년간 꿈꾸지 못했던 것을 이제 꿈꿀 수 있게 됐다. 올해 초 목표를 쓸 때만 해도 '10경기는 너무 많나?' '꿈이 너무 크나?' 생각했는데 이렇게 달성되고 보니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프로 4년차에 목표 4가지를 모두 이룬 이슬찬에게 남은 건 이제 팀 목표다. 전남의 올시즌 목표는 사상 첫 상위 스플릿 진출과 FA컵 우승이다. '팀플레이어' 이슬찬은 "팀이 가장 중요하다. 남은 5경기에서 쉬운 팀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간의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고 우리만의 장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상위 스플릿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감독님과 형들을 믿는다"고 했다. 최근 5경기 무승(3무2패) 속에 스스로를 돌아봤다. "휴식기 동안 준비를 잘하겠다. 부산전같은 실수는 절대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전 후 '(김)병지 삼촌'이 남은 5경기에서 무조건 승점 9점을 따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3승'이든, '2승3무'든 '승점 9'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다. 올해는 꼭 상위 스플릿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