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못해 스트레스였던' 손흥민, A대표팀이 반갑다

기사입력 2015-11-10 20:42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5차전 소집훈련에 참가한 손흥민과 김진수가 즐거운 표정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축구국가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5·6차전을 앞두고 있다. 미얀마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홈경기를 치른 후 17일 라오스 원정경기를 펼친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1.10/

"쥐날 때까지 뛰어야죠."

A대표팀으로 돌아온 손흥민(23·토트넘)의 각오다. 손흥민은 지난 9월26일 맨시티와의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후 좌측족저근막 진단을 받았다. 입단 후 5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연착륙에 성공한 손흥민은 보름만에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10월 열린 쿠웨이트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그를 힘들게 한 것은 재활의 고통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손흥민은 6일 안더레흐트와의 유로파리그 복귀전 후 인터뷰에서 "축구를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고 털어놨다.

축구에 대한 소중함이 더욱 커진 손흥민은 한층 더 성숙해졌다. 안더레흐트, 아스널전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귀한 손흥민은 미얀마(12일·수원), 라오스(17일·원정)와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5, 6차전에 나설 23명의 명단에 포함됐다. 손흥민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5주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이 생각했을 때는 빠르게 지나갔을 수도 있다. 치료를 받으면서 다른 선수들 훈련하는 것 보니까 쓸쓸하더라. 스트레스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운동을 하니까 예민한 게 나아지더라. 공을 차면서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면서 "경기에 투입된다면 쥐날 때까지 뛰겠다. 선발로 나갈지, 교체로 나갈지 모르겠지만 교체는 3장뿐이다. 교체카드를 아껴야 한다. 나라를 위해 뛰어야 하기에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이번 A대표팀 합류도 손흥민이 원해서 된 것이다. 손흥민은 "회복을 다해서 훈련을 시작했다. 구단에서 재발 가능성이 높은 부위라 걱정이 많더라. 대표팀에 안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가고 싶다고 했다. 팀에서도 거부할 수 없는 반응이었다. 체력적으로 더 올라와야 하지만 경기 뛰는 데 문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이번 합류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그간 경기를 많이 안뛰었기에 경기에 나서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각오가 남다르다"고 했다. 오랜만에 절친들과 만나 기분도 전환했다. '동기' 김진수(호펜하임)는 "조용히 혼자 방을 썼는데 흥민이가 와서 시끄러워졌다. 낮잠도 못잤다"며 웃었다.

골에 대한 강한 의지도 보였다. 특히 손흥민은 9월 열린 라오스와의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나 없이도 대표팀에 골을 많이 넣더라"고 웃은 뒤 "어느 순간부터 매경기 넣어야 한다는 기대를 받는다. 상대가 우리보다 약하지만 이런 경기가 더 어렵고 선제골이 중요하다. 언제 선제골이 나오느냐에 따라 대량 득점이 나온다.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유럽파 선수들이 모두 합류하며 '완전체'가 된 슈틸리케호는 본격적인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8일 경기를 뛴 선수들을 배려해 훈련을 2원화해 진행했다. 8일 경기를 뛴 지동원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재성 김기희(이상 전북) 등은 1시간 가량 훈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1시간 반 정도 구슬땀을 흘렸다.

훈련 강도는 달랐지만 목표는 같았다. '밀집 수비 타파'였다. 한 수 아래의 미얀마, 라오스가 밀집수비를 들고 나올 것이 뻔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뒷공간 활용'과 '세트피스'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아르무아 코치는 콘으로 가상의 포백을 만든 뒤 2대1 패스를 통해 뒷공간을 침투하는 과정을 강조했다. 선수들은 라인을 돌아들어간 뒤 슈팅까지 마무리했다. 반대쪽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 아래 프리킥과 코너킥 훈련이 펼쳐졌다. 프리킥에서도 뒷공간 침투 장면을 집중 조련했다. 코너킥에서도 짧게, 길게, 혹은 직접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게 페널티박스 밖으로 보내는 등 다양한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마무리 미니게임도 득점 루트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슈틸리케호는 공격력 강화로 2일차 훈련을 마무리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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