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미지근한' 고공행진, 원인은 판 할의 스타일

기사입력 2015-12-02 15:46


ⓒAFPBBNews = News1

루이스 판 할 감독(64)이 이끄는 맨유(승점 28)는 14라운드까지 치른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위에 올라있다. 선두 맨시티(승점 29)와 승점 1점 차이에 불과하다. 충분한 리그우승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맨유의 경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가 지루하고 득점포의 온도는 미지근하다는 것.

맨유는 리그 14경기에서 20골을 기록했다. 맨시티(30골), 레스터시티(29골), 아스널, 토트넘(이상 24골) 보다 적은 득점이다. 맨유와 승점 격차가 있는 8위 웨스트햄(25골), 9위 에버턴(27골) 보다도 낮다. 원인이 무엇일까.

판 할 감독은 통제된 축구를 선호한다. 선수 개인의 창의력을 우선시 하지 않는다. 무게중심을 뒤에 두고 안정을 지향한다. 판 할 감독의 안정적 성향이 팀 득점력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판 할 감독의 스타일이 맨유에서만 드러난 것은 아니다.

판 할 감독은 2009~2010시즌, 2011~2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었다. 뮌헨에서도 판 할 감독의 키워드는 통제와 안정이었다. 철저히 실리를 추구했다. 판 할 감독이 이끌던 뮌헨은 2009~2010시즌 리그 14라운드까지 22골을 기록했다. 2010~2011시즌에는 같은 기간 동안 23골을 넣었다. 분데스리가의 팀 간 전력격차가 EPL보다 큰 점을 비추어볼 때 판 할 감독은 뮌헨에서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공격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판 할 감독의 안정지향성은 다른 감독들이 이끌었던 뮌헨의 득점력과 비교하면 더욱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뮌헨은 2013~2014시즌 리그 초반 14경기에서 32골을 뽑아냈다. 같은 기간 2014~2015시즌에 33골, 올 시즌에는 무로 42골을 터뜨렸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뮌헨도 마찬가지다. 하인케스 감독의 뮌헨은 2011~2012시즌, 2012~2013시즌 리그 초반 14경기에서 각각 40골씩 폭발시켰다.

답답한 화력에도 불구하고 판 할 감독은 명장으로 통한다. 굵직한 성과들을 일궜기 때문이다. 판 할 감독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두 시즌(1997~1998시즌, 1998~1999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뮌헨에서도 2009~2010시즌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화끈함은 떨어지지만 자신만의 승리공식을 풀어가고 있는 판 할 감독이다. 판 할 감독은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 개의치 않는다. 일각에서는 판 할 감독의 이런 특성을 두고 고집이라 부른다. 그러나 판 할 감독은 묵묵히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판 할 감독이 '성적과 화끈함'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승리만 추구할 뿐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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