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마침내 지네딘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 부임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다.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차기 감독 지단'을 외치고 나섰다.
마르카와 아스 등 스페인 언론들은 16일(한국 시각) 일제히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이 될 준비를 마쳤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들에 따르면 지단은 시즌 도중 갑작스런 1군 부임을 원하지는 않지만, 구단 수뇌부가 원한다면 맡을 수 있다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지단 차기 감독설에 대해 1면으로 보도한 마르카와 아스
'아트사커의 상징'이자 팀 레전드인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의 '로열 로드'를 걷고 있다. 그는 선수 은퇴 후 지난 2009년 레알 마드리드의 고문으로 복귀했고, 2010년에는 호르헤 발다노의 뒤를 이어 사무총장이 됐다.
구단 수뇌부에서 일하던 지단은 2013-14시즌 카를로 안첼로티 전 감독의 수석코치로서 현장에 돌아왔다. 당시 지단은 전술 운영 및 지시에도 직접 관여하는 등 안첼로티 감독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내 '준비된 차기 감독'다운 모습을 보였다. 지단은 안첼로티 전 감독과 함께 '라 데시마(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을 일궈낸 뒤 레알 마드리드 2군(카스티야) 사령탑을 맡아 경험을 쌓아왔다.
지단의 1군 정식 감독 데뷔는 또래들에 비하면 이미 늦은 편이다. 이미 가까운 선배인 로랑 블랑(PSG), 디디에 데샹(프랑스 대표팀) 등은 이미 감독으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후배인 윌리 사뇰(지롱댕 드 보르도), 클로드 마켈렐레(전 SC바스티아) 등도 이미 1군 감독을 경험했다.
비록 2군(3부리그) 감독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지단에 대한 평가는 좋다. 선수단 장악 능력이 뛰어나고, 선수 보는 눈도 좋아 레알 마드리드의 장기적인 선수 영입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평이다. 지단은 공식적으로 '베니테스 지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앞서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지단은 훌륭한 감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페레스 회장은 대외적으로는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에 대한 신뢰를 공언하는 한편, 베니테스 감독에게 올시즌 부진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라리가 15라운드까지 승점 30점에 그쳤다. 지난 2008-09시즌 이후 7년만의 최저 성적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하메스 로드리게스, 토니 크로스 등 주축 선수들과의 불화까지 잇따라 제기되면서, 베니테스 감독 경질 분위기가 팽배하다. 만일 리그에서의 부진이 계속되거나,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이라도 당할 경우엔 생각보다 경질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