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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조금 빠른 감이 있지만 충분히 예견된 시나리오였다.
베니테스 감독의 경질이 기정 사실화되며 가장 유력했던 차기 감독은 첼시에서 경질된 조제 무리뉴 감독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12월 전격 경질되며 자유의 몸이 됐다. 2013년 6월 경질을 결정했지만 페레스 회장은 무리뉴 감독의 능력을 여전히 높이 사고 있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맨유행을 선호했고, 팬들 역시 무리뉴 감독을 원치 않았다. 팬들의 선택은 지단이었다. 지난달 24일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가 한 설문에 따르면 6만4000명 중 53%의 팬들이 레알 마드리드의 차기 사령탑으로 지단을 원했다. 팬들이 원치 않았던 베니테스 감독을 선임하며 문제를 자초했던 레알 마드리드 운영진은 이러한 팬들의 여론을 외면하기 힘들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초보 감독' 지단이 보여줄 역량에 모아진다. 지단은 현역시절 엄청난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지도자 변신 후에도 스타일에는 변화가 없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수석코치로 활동할 당시 지단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르히오 라모스 등 다루기 힘든 스타들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단의 스타일은 유소년 보다는 성인팀에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의 부진이 실력 보다 정신적 부분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단의 카리스마는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단과 함께 뛰었던 데이비드 베컴은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에 최적화된 감독"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단이 레알 마드리드라는 큰 클럽을 이끌만큼 준비가 됐나'는 질문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성공했던 선수는 성공한 감독이 될 수 없다'는 유명한 속설은 과연 지단을 피해갈 수 있을지. 지단이 세계 최고의 클럽 지휘봉을 잡고 팬들의 중심에 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