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의 착한 이야기, 사랑의 전령사 K리그

최종수정 2016-02-04 23:55


설 연휴다.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된다. 역과 터미널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고속도로는 차들로 빼곡하다. 그래도 즐겁다. 따뜻한 가족의 품이 기다리고 있어 미소가 넘친다.

그러나 모두에게 기쁜 명절은 아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함께 돌아봐야 할 음지가 있다. 특히 건강이 허락하지 않은 이들에게 설날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 아픔도 보듬어야 한다.

프로축구가 착한 이야기로 설 연휴을 활짝 열었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K리그 선수들은 물론 심판, 지도자, 프로축구연맹 및 구단 관계자들이 사랑의 전령사로 변신한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K리그 전 구성원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장기기증을 서약한다.

장기기증은 대가없이 특정한 장기를 기증, 다른 사람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희생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장기이식 대기자에 비해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스페인 등 기증 선진국의 뇌사 장기기증자 수가 인구 100만명당 35.12명인데 반해 한국은 8.44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18일 열린 2016년 제 1차 이사회와 총회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의 의의와 취지 등을 공유했고, 각 구단도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월 12일 개막되는 올 시즌에 앞서 K리그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한 장기기증 참가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프로연맹은 "1983년 K리그가 출범한 이래 축구팬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고 장기기증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K리그 구성원들이 장기기증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뿐이 아니다. K리그 전 구성원이 심폐소생술 자격증도 취득하기로 했다. 심폐소생술은 심장의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멈추었을 때 심장과 뇌에 산소가 포함된 혈액을 공급해주는 생명의 응급처치법이다. 일정시간 교육을 통해 누구나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그라운드는 더 절실하다. 경기 도중 동료 선수의 위기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다. 생활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심폐소생술은 응급상황에서 신속한 조치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K리그는 관계기관과 연계한 교육을 통해 심폐소생술에 대해 바로알고, 자격증 취득에도 동참할 계획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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