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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은퇴 후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3가지다.
팬들은 네빌에 분석에 절대적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이제 180도 바뀌었다. 다른 감독들의 전술을 비판하던 성공한 분석가에서 분석가들의 비판을 받는 실패한 감독으로. 네빌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역사상 최악의 초짜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 리그 9경기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에이바르 원정에서 데뷔전을 치른 네빌 감독은 지금까지 치른 16경기에서 4승6무6패를 기록 중이다. 코파 델레이에서 선전했지만 그나마도 바르셀로나와의 준결승 1차전에서 0대7로 무너지며 사실상 탈락을 확정지었다. 2008년 로날드 쿠만이 세운 연속 경기 무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네빌 감독은 사임하지 않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지만 현지의 분위기는 차갑다.
네빌 감독의 사례에서 보듯 현장과 밖의 온도차는 크다. 분석가는 결과를 두고 얘기를 한다. 이미 벌어진 상황을 두고 분석한다. 반면 감독은 과정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최상의 선택을 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경험과 감, 그리고 선수단 전체를 관통하는 운영능력이다. 감독을 매니저라고 하는 이유다. 네빌은 잉글랜드 대표팀 수석 코치를 역임하며 전술적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검증을 받았다. 하지만 코치와 선수단 전체를 컨트롤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흔한 유소년 감독직도 수행한 적이 없는 네빌 감독은 고비 마다 악수로 어려운 결과를 자초하고 있다. 발렌시아가 무승의 슬럼프에 빠지자 주장인 다니 파레호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며 파코 알카세르와 알바로 네그레도를 공동 주장에 선임하는 강수를 던졌다. 하지만 정작 이는 네그레도에게 부담감을 안기는 결과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