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은 '레알 전북'-'아!데박' FC서울 전격 비교해보니…

기사입력 2016-02-24 18:50



가장 궁금했다. 과연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까. 팬들을 설레게 한 두 팀이 베일을 벗었다.

'K리그판 엘 클라시코(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더비 경기)'를 노리는 전북 현대와 FC서울이다.

2016년의 첫 문을 연 무대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ACL) 1차전이었다. 전북과 서울은 23일 각각 FC도쿄(일본)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를 홈과 원정에서 맞닥뜨렸다. 두 팀은 같은 결과를 얻었다. 전북은 2대1로 신승했다. 서울은 '화력쇼'를 펼쳐 6대0 대승을 거뒀다.

두 팀 모두 시즌 첫 경기였다. 때문에 미처 가다듬어지지 못한 부분도 분명 엿보였다. 반면 부푼 기대에 부응한 경기력도 연출됐다. ACL 1차전을 통해 드러난 전북과 서울의 전력을 전격 비교해봤다.

'토종 트윈타워' VS '아!데박'

전북의 경기력은 전후반이 극명했다. 전반 39분 고무열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이 원하는 '닥치고 공격(닥공)'은 후반부터 나타났다. 특히 후반 19분 교체투입된 김신욱이 변곡점이었다. 이동국과 함께 차원이 다른 '트윈타워'를 형성했다. 공중을 제압했고 상대 수비를 끌고 내려와 뒷 공간을 열어줬다. 수비 분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동국과 김신욱은 서로 자리를 바꾸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2선 공격수들의 슈팅 찬스를 생산해냈다. 무거운 짐을 던 이동국은 후반 38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서울의 '아(아드리아노)!데(데얀)박(박주영)' 공격력은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골신' 데얀은 녹슬지 않았다. 공격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주인공이었다. 특히 순발력과 스피드, 침투능력이 뛰어난 아드리아노와 남다른 시너지를 냈다. 아드리아노(4골-1도움)와 데얀(1골-1도움)은 공격포인트 6개를 합작했다. 여기에 박주영도 후반 특급조커의 모습을 보였다. 후반 45분 이석현의 여섯번째 골을 도왔다.

스타급 허리 VS 알짜배기 MF

전북의 스타급 허리는 머리를 춤추게 했다. 가장 몸놀림이 좋았던 고무열은 전북의 시즌 첫 골을 선사했다. 김보경도 높은 수준의 개인기와 공격 조율 능력을 보였다. 제주에서 건너온 로페즈는 아직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날씨가 따뜻해지면 한쪽으로 치우친 공격밸런스를 맞출 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북 미드필더들의 관건은 패스미스 줄이기다.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아 상대에 역습을 자주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을 빼앗긴 뒤 다시 압박해 위기를 모면했지만 체력소모를 줄이고 효율적인 공격을 위해선 좀 더 중원 조직력을 갖춰야 할 전망이다. 서울은 올 겨울 영입된 알짜배기 자원인 주세종과 신진호가 다카하기와 함께 중원을 장악하는 모습이었다. 주세종은 두 번째 골을 돕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드리아노의 움직임이 워낙 좋아 이들은 쉽게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었다.


불안한 중앙수비 VS 차두리 은퇴 공백

김기희가 빠진 전북의 중앙수비는 이번 시즌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ACL이라는 큰 경기를 경험해보지 못한 임종은은 불안한 모습을 자주 드러내기도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파탈루의 스피드가 빠르지 않아 침투하는 공격수 커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안방에서 후반 공격수들이 교체될 경우 중원 수비력 약화에 대한 하중을 견뎌낼 수 있는 전략도 갖춰야 한다. 스리백을 가동한 서울은 양쪽 윙백의 오버래핑이 약점으로 드러났다. 스리백 전술이 파괴력을 갖추기 위해선 윙백의 활발한 오버래핑과 빠른 수비 가담이 절실하다. 그런 면에서 고요한의 오버래핑이 다소 무뎠다. 폭발적인 오버래핑과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을 갖췄던 차두리의 은퇴 공백이 느껴졌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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