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노 8, 9호골, 데얀 1골-1도움 폭발… FC서울 또 대승

기사입력 2016-03-16 18:22


FC 서울 선수들이 16일 중국 지난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예선 3차전 산둥 루넝과의 경기에서 아드리아노의 골에 기뻐하고 있다. 지난=사진공동취재단

적수가 없었다.

아드리아노는 3경기 만에 9호골을 터트렸다. 데얀은 1골-1도움으로 제몫을 했다. FC서울이 '차이나 머니'의 폭풍을 잠재우고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서울은 16일(한국시각) 중국 지난 올림픽센터에서 벌어진 2016년 ACL 조별리그 F조 3차전 산둥 루넝과의 원정경기에서 4대1로 대승했다.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6대0 승),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4대1 승)를 완파한 서울은 산둥마저 완벽하게 제압하며 3전 전승으로 조 1위(승점 9)를 굳게 지켰다. 산둥은 2승 뒤 1패(승점 6)로 기세가 꺾였다.

서울의 ACL 골 소나기는 중국에서도 계속됐다. ACL 조별리그 2경기에서 7골을 몰아친 아드리아노가 포문을 열었다. 전반 27분 다카하기의 반박자 빠른 크로스를 오른발로 연결했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키퍼의 발을 맞고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서울은 후반에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16분 산둥에 일격을 당했다. 후실레이에게 헤딩으로 동점골을 허용했다. 산둥의 도발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격이 됐다.

서울은 후반 20분부터 골폭죽을 재가동했다. 5분 사이에 무려 3골을 터트리며 융단폭격을 했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고요한이었다. 아드리아노의 패스를 받은 고요한은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왼발로 슈팅, 골네트를 갈랐다. 2분 뒤에는 신진호의 크로스를 데얀이 왼발로 화답, 추가골을 터트렸다. 3분 뒤에는 데얀의 크로스를 아드리아노가 멀티골로 연결, 대미를 장식했다. '데드리아노(데얀-아드리아노)'가 3골-2도움을 합작한 가운데 고요한 다카하기 신진호 등도 빛났다.

K리그도 마침내 웃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결전을 앞두고 "K리그 팀들이 중국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못했는데 우리는 조금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 약속을 지켰다. ACL에 출전하고 있는 전북 현대,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는 중국 원정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H조의 포항이 광저우 헝다와 원정에서 득점없이 비기며 선전했지만, E조의 전북과 G조의 수원은 각각 장쑤 쑤닝(2대3 패)과 상하이 상강(1대2 패)에 무릎을 꿇었다.

더 큰 소득도 있었다. 서울은 12일 K리그 개막전에서 전북에 0대1로 패하며 주춤했다. 중국 원정에서 극강 화력을 재정비하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17일 귀국하는 서울은 20일 상주 상무와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를 치른다. 최 감독은 'K리그 슬로 스타트'의 오명을 씻겠다고 했다. 기분좋은 원정 승리가 특효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산둥을 꺾으면서 조기 16강 진출 확정을 향한 길도 열었다. 3차전은 조별리그의 반환점이다. 서울은 다음달 5일 안방에서 산둥과 4차전을 갖는다. 빠르면 4, 5차전에선 16강 운명이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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