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득점' 이정협, 그래도 느긋한 이유는?

기사입력 2016-04-04 18:25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이정협(25·울산 현대)의 침묵은 그래서 더 답답하다. K리그 3경기를 치른 현재 이정협은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레바논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7차전 후반 종료 직전 '극장골'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을 포효케 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울산은 3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전남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코바의 멀티골에 힘입어 2대1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하지만 원톱 이정협은 후반 22분까지 활약한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정협의 표정은 담담하다. "시간을 갖고 기다리다 골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 팀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 K리그와 A대표팀을 넘나들며 무명에서 스타로 급성장 해오며 쌓은 여유 때문 만은 아니었다. 이정협은 "내가 굳이 골을 넣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면 경기에 집중이 안되더라. 그래서 조급함은 없다"며 "클래식은 공수 전환이나 경기 속도가 빠르고 상대 압박도 상당하다. 그에 맞춰 내가 잘 준비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정환 울산 감독 역시 느긋한 표정이다. 그는 "(이)정협이가 언젠가는 터질 것이다. 열심히 노력 중이다. 첫 득점만 나오면 수월하게 풀어갈 것"이라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정협은 "윤 감독님이 워낙 친구처럼 잘 해주신다"며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경기에 임하라고 항상 이야기 해주신다. 지난해까지 울산서 뛰다 전북으로 이적한 (김)신욱이형이 워낙 잘했고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터라 (뒤이어 영입한) 내가 부담을 가질까봐 그러시는 것 같다. 감독, 코칭스태프 모두 편하게 하라 주문하신다"고 미소를 지었다.

축구는 상대 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다. 피말리는 승부에서는 체력 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순간의 부진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이정협은 긴 침묵을 깰 순간 만을 기다리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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