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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무대에서 떨쳐보이려던 한국 K리그의 힘이 연이어 망신을 당했다.
수원은 천신만고 끝의 첫 승을 비통하게 놓쳤고, 최강 전북은 충격의 패배를 안았다.
수원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ACL 조별리그 G조 4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경기서 후반 선제골 이후 1분여 만에 동점을 허용하며 1대1로 비겼다.
ACL 조별리그 첫 승에 실패한 수원은 승점 3점(3무1패)으로 3위로 올랐지만 16강행 희망은 희박해졌다. 멤버른이 승점 6점(1승3무)으로 2위를 지켰고, 이날 감바 오사카(일본)를 2대0으로 물리친 상하이 상강(중국)이 조 1위(승점 9)로 16강행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예상대로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여기에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성공인 멜버른의 소극적인 플레이가 노골적이었다. 그러나 수원은 하프게임을 연상하듯 퍼부었지만 좀처럼 열매를 맺지 못했다. 또다른 복병, 부실한 판정과 지독하게 따라주지 않은 '골운'까지 괴롭혔다. 수원이 전반에만 만들어 낸 결정적인 장면은 7차례였다. 이 가운데 전반 34분 이상호의 헤딩슛은 더욱 뼈아팠다. 상대 골키퍼가 골문 골라인 안쪽 지점에서 가까스로 쳐내는 과정에서 공이 골라인 안쪽으로 넘어간 듯 했지만 부심이 제대로 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요르단 주심은 명백한 멜버른의 터치아웃과 파울을 짚어내지 못하는 등 미숙한 경기운영을 드러냈다. 연이은 악재 탓만 할 것도 아니었다. 수원은 올 시즌 드러내왔던 골 결정력 부족을 넘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수원은 다잡은 승기를 잡아놓고 허망하게 날렸다. 후반 13분 갈망하던 골이 마침내 터졌다. 역시 믿을 맨 염기훈과 권창훈의 작품이었다. 염기훈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문전 왼쪽을 향해 찔러준 패스부터 절묘했다. 권창훈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번개같이 뚫어내며 왼발 논스톱 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수원은 너무 들떠 있다가 불과 1분여 만에 허를 찔렸다. 수비라인을 제때 정비하지 못하는 사이 페널티에어리어에서 상대의 2대1 패스에 허망하게 뚫렸고 골에어리어 오른쪽을 쇄도하던 바바루세스의 오른발에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탄식은 베트남에서도 들려왔다. 전북은 이날 베트남 고다우스타디움에서 열린 빈즈엉과의 ACL E조 조별리그 4차전 전반 11분 응유엔안둑에게 선제골을 허용, 0-1 리드를 내줬다. 하지만 전반 26분과 전반 27분 이종호 한교원의 연속골로 2-1 주도권을 되찾았다. 기쁨도 잠시. 전반 35분 크리스티안 아무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북은 후반 들어 루이스, 로페즈를 교체로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지만 소득이 없었다. 오히려 후반 27분 김창수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열세에 놓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 40분 김형일이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응유엔안둑이 오른발로 다시 골망을 갈랐고 경기는 전북의 2대3 패배로 마무리됐다.
전북은 2승2패로 16강행 조기 확정을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