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입을 열었다. 2일 체코 프라하 힐튼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성적만을 추구한다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 이내 팀 혹은 우리와 수준이 비슷한 팀과 붙으면 된다. 좋은 전적만 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럽 강팀과의 평가전을 계속 요청했다"고 했다.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객관적인 수준, 즉 세계 수준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 1위에 만족할 수 없었다. 물론 아시아에서 1위하면 월드컵에는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수준과 이만큼 차이를 보이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월드컵 나가서 조별리만 치르고 오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미래를 생각했을 때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했다.
선수들의 기술 부족도 짚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기술이 스페인에 비해 많이 뒤진다. 그렇다고 이 책임을 선수들에게 물을 수는 없다. 이미 선수들 육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부분이다. 결국 선수 육성 등에서 큰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대패 그 뒤에는
그래도 1대6의 대패는 충격적이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4년전 스페인에게 1대4로 졌던 경기를 언급했다. 그 때 한국은 수비에 치중했다. 그럼에도 4골이나 내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4년전처럼 수비에 치중했다면 실점은 적었을 것이다. 하지만 평가전이다. 평가전은 많은 것을 실험하고 다른 경기보다 과감하게 해야 한다. 결과만 생각했다면, 결과는 얻어도 미래를 놓쳤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는 볼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그것이 내 철학"이라고 했다.
변화
슈틸리케 감독은 A대표팀 감독이다. 대표팀은 단기 성적이 제일 중요하다. 기술과 선수 육성보다 그 중요성은 더 크다. 이에 대해 물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 아시안컵을 예로 들었다. 그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세번째가 호주전이었다. 그 때는 대회 중이었고 결과를 내야 했다. 어쩔 수 없이 수비 위주로 나왔다"면서 "정말 필요할 때 적절한 타이밍에 변화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취재진은 '성적을 내야 하는 대회에서는 축구 철학을 접겠다는 뜻'이냐고 재차 물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우리와 실력이 엇비슷한 팀을 상대로는 축구 철학대로 경기를 이끌고 나가고 싶다"면서도 "어제는 실력차이가 많이 나는 팀과 붙었다. 그들을 상대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고 싶었다. 내 책임이다"면서 우회적으로 변화를 줄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체코전
슈틸리케 감독은 체코전을 위해 선수들의 정신적인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정신적으로 회복해 긍정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페인전에서 잘못한 것을 지적하기보다는 자신감을 되찾게 하고 정신적으로 잘 준비할 수 있게 하는 법을 연구하겠다"고 했다.
이어 "잘츠부르크에서 프라하로 넘어올 때 비행기에서 팬들과 만났다. 그들에게 '개개인의 의견과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선수들을 만났을 때는 인격체로서 존중해달라고 했다. 마찬가지다. 비평을 할 때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어제는 쓴 맛을 봤다. 항상 화창한 날씨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 축구를 위해 우리는 한 팀이다. 함께 가야 한다"고 부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