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입증' 이승우 "스페인전, 나 역시 아쉬워…"

기사입력 2016-06-03 21:49



"나 역시 스페인전이 아쉬웠다."

3일 이천종합운동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1만1095명의 관중들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한 목소리로 이승우를 외쳤다.

'코리안 메시' 이승우(바르셀로나)가 떴다. 이승우는 이날 열린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미드필더로 나섰다. 여유있는 경기 조율과 재치있는 패스, 저돌적인 돌파 등 종합선물세트를 선 보였다. 프리킥 상황에서는 키커로 나서 예리한 킥 실력도 뽐냈다. 이승우는 1-0으로 앞서던 후반 17분 조영욱이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히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관중들을 즐겁게 했던 특유의 세리머니는 덤.

이승우는 잉글랜드전을 통해 지난 1월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 종료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승우는 당초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유소년 선수의 외국 이적을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FIFA 징계를 받아 3년 간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돌아온 이승우. 이승우는 이날 주장완장까지 찼다.

태극마크와 주장완장의 무게감 때문일까. 이승우가 성숙해졌다. 이승우는 경기 도중 잉글랜드 선수들이 다소 흥분하자 상대 선수임에도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심판과 자주 대화하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원숙미가 느껴지는 정치력(?)도 과시했다. 이승우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괜찮았다. 잉글랜드와의 남은 한 경기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하게 진행되던 인터뷰. 이승우에게 A대표팀의 스페인전 1대6 패배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다소 곤란할 수 있었던 질문. 하지만 이승우는 담담한 목소리로 "스페인이 워낙 강팀인데다가 원정경기라 좋은 경기를 못 보여준 것 같아 나 역시 아쉬웠다"며 "다가오는 체코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이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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