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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힘은 여전했다.
실점은 불가항력이었다. 마렉 수치가 시도한 오른발슛이 곽태휘의 무릎에 맞고 굴절되며 방향이 바뀌었다. 하지만 실점 이후의 활약이 더욱 빛났다. 후반 19분 문전 정면에서 날아온 강력한 슈팅을 쳐내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후반 29분에도 크로스바를 걸쳐 날아오는 슈팅을 감각적으로 쳐내면서 탄성을 자아냈다. 스페인전에서 전반 30분 다비드 실바에게 프리킥골을 허용한 뒤 속절없이 무너졌던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과 달리 평정심을 잃지 않는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성룡은 현재 일본 J리그 넘버원 골키퍼다. 지난해까지 K리그 클래식 수원에서 뛰던 정성룡은 올 시즌 가와사키 유니폼을 입고 리그 14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경기당 평균 0점대 방어율(13실점)을 기록 중이다. 무실점 경기만 6경기에 달한다. 가와사키는 오쿠보 요시토, 나카무라 겐고 등 일본 국가대표급 공격수들이 버티고 있는 팀이지만 고질적인 수비불안을 안고 있는 팀이었다. 정성룡을 비롯해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수비수로 채웠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터진 정성룡의 선방쇼는 가와사키가 현재 J1(1부리그) 1위를 질주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