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R 하위권 반란, 클래식 순위싸움 요동친다

기사입력 2016-06-15 21:48



'공은 둥글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한 수 아래 정도로 여겨졌던 약체팀이 강호를 잡을 때마다 '이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반면 '이겨도 본전'인 강자들 입장에선 패배가 곧 명예와 실리를 모두 잃어 버리는 독약이 되곤 한다. 그라운드에서도 '약자들의 반란'은 가장 흥미로운 화제거리다.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의 주인공은 '약자들'이었다. 3위 싸움을 벌이고 있던 제주(승점 23·3위)와 성남(승점 22·4위), 울산 현대(승점 21·5위)가 나란히 원정길에서 승점 사냥에 나섰으나 되려 '하위권 반란'의 희생양이 되며 체면을 구겼다.

가장 먼제 14라운드 일정에 나선 제주는 상주에게 0대4 충격패를 당했다. 최근 5경기서 4승(1패)을 올렸던 제주는 앞서 리그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29골, 경기당 평균 2골이 넘는 가공할 공격력을 발휘했던 팀이다. 그러나 이날은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상주를 넘지 못했다. 전반전부터 악몽이 펼쳐졌다. 전반 21분 김성환에 선제골을 내준데 이어 28분 황일수, 41분 임상협까지 전반에만 3골을 내줬다. 후반 19분에는 박기동의 도움을 받은 박준태에게 '확인사살'을 당했다.

같은시간 광양전용구장에 선 울산도 악몽에 시달렸다.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 중이던 전남의 제물이 됐다. 0-1로 뒤지던 전반 24분 박성호의 헤딩골로 균형을 맞췄으나 내리 2실점을 하며 주저앉았다. 앞선 상주전 선발라인업에서 8명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던 윤정환 울산 감독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포항 스틸야드에서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 중이던 포항을 상대한 성남은 1대3으로 패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제주, 울산, 성남이 나란히 무너지면서 순위 싸움 판도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14라운드에서 나란히 승리한 전북 현대, FC서울이 선두 싸움 양강 체제를 더욱 공고히 다지게 됐다. 반면 3위 자리는 이제 중위권 팀들의 사정권까지 들어왔다. 이날 승리를 얻은 포항과 상주 뿐만 아니라 광주까지 3위권과 격차를 좁히게 됐다.


광양=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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