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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장 무서운 상대는 나를 잘 아는 사람이다.
이 슈퍼세이브 하나로 크로아티아는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 후반 42분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역습 상황에서 니콜라 칼리니치가 돌파하며 내준 볼을 뛰어들던 이반 페리시치가 전광석화 같은 돌파로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크로아티아는 스페인을 2대1로 제압했다.
경기 후 귓속말의 비밀이 밝혀졌다. 벤치에 있던 모드리치가 스르나를 불렀다. 라모스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는 모드리치는 누구보다 라모스의 습관을 잘 알고 있었다. 모드리치는 스르나를 통해 수바시치에게 이렇게 전했다. "잠시 멈칫한 뒤 오른쪽으로 뛰어라." 모드리치의 말 그대로 였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었다. 상대의 습관을 안 크로아티아는 가볍게 라모스의 킥을 막아냈다. 기세를 탄 것은 덤이었다.
어쨌든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대진이 만들어졌다. 지루했던 조별리그 대신 강호들의 치열한 토너먼트 대진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모드리치 귓속말이 만든 나비효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