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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당초 수원은 전력 공백이 있었다. 핵심 미드필더 권창훈의 부상이 길어지면서 명단에서 제외됐다. 벤치도 허전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18일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페널티킥 판정에 대한 거친 항의로 퇴장을 당해 이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체력적으로도 수원의 열세가 점쳐졌다. 수원은 22일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부산과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16강전(1대0 수원 승)을 치렀다. 32강에서 탈락해 휴식을 가진 제주보다 회복할 여유가 부족했다.
기회는 수원이 먼저 잡았다. 전반 12분 산토스가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양상민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오른발로 돌려놨지만 옆그물을 흔들었다.
산토스의 침투가 다시 한 번 번뜩였다. 전반 20분 산토스가 2대1 패스를 통해 페널디박스 안 정면에서 슈팅기회를 잡았다. 다소 뜬 공을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수의 몸에 맞고 골문 위로 벗어났다.
수원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28분 산토스의 패스를 받은 김건희가 아크 왼쪽에서 왼발 터닝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 손에 걸렸다.
드디어 열렸다. 전반 30분 공격에 가담한 곽광선이 아크 정면 부근에서 김건희의 패스를 오른발 다이렉트 슈팅으로 제주 골문 오른쪽 구석을 뚫었다.
0-1로 뒤지던 제주에 악재가 겹쳤다. 전반 36분 골키퍼 김호준이 문전에서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김경민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전반은 수원의 1-0 리드로 끝났다.
후반에도 수원의 기세가 유지됐다. 수원은 강한 전방 압박으로 제주의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그러나 찬물을 끼얹을 뻔 했다. 후반 9분 양상민의 패스를 제주 마르셀로가 차단했고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침투하던 정영총에게 패스를 건냈다. 정영총이 수비를 한 명 앞에 둔 채 왼발 슈팅을 가져갔지만 골키퍼 정면이었다.
수원이 다시 고삐를 쥐었다. 후반 13분 백지훈이 아크 정면으로 흐른 공을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소강상태에 돌입했다. 두 팀 모두 위협적인 찬스를 잡지 못한 채 중원 볼 쟁탈전을 벌어졌다. 제주는 허리싸움을 위해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수원은 경기 종료 직전 산토스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때렸다. 결국 수원이 아슬아슬한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내며 제주를 1대0으로 제압했다.
수원=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