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감독 "관중석에서 보니 흐름 더 잘 보인다"

기사입력 2016-06-25 20:31


25일 수원월드컵에서 열린
수원과 제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에서 서정원 수원 감독(가운데)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밑에 있을 때보다 위에서 보니 확실하게 흐름이 보였다."

수원과 제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1대0 수원 승)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 벤치가 허전했다. 서정원 감독이 없었다. 서 감독은 관중석에 있었다. 18일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페널티킥 판정에 대해 격하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서 감독은

"밑에 있을 때보다 위에서 보니 확실하게 흐름이 보였다. 우리가 어떤 부분이 안 되는지 볼 수 있었다. 전반 끝나고 선수들에게 지시한 부분들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경기 초반 수원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제주에 주도권을 내줬다. 특히 양상민, 신세계가 버티고 있는 측면 수비가 헐거워보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졌다. 급기야 수원이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하고 공세를 펼쳤다. 서 감독은 "위에 보니까 초반에 양쪽 측면 선수들이 자리를 못 잡았다. 그리고 공격수들이 쓸데없이 끌려 나가서 상대에게 허리 공간을 허용해 측면을 내주는 모습들이 보였다"면서 "중간중간 고종수 코치를 통해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최근 리그 5경기 연속 무승 고리(3무2패)를 끊었다. 동시에 22일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부산과의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16강 1대0 승리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서 감독은 "리그 무실점이 참 오랜만이다. 앞으로도 이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들이 운동장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분명 올라갈 수 있는 경기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처지지 말고 무실점 승리하자고 했는데 오늘 나왔다"며 만족을 표했다.

수원은 최근 전북, 서울전을 통해 스리백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제주전도 마찬가지였다. '수비적인 축구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서 감독은 "현재 스리백이 팀에 긍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스리백을 하면 수비 위주이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나는 공격적으로 스리백을 사용하려한다. 오늘도 그런 부분을 강조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스리백이 잘 자리 잡으면서 앞으로 상대 전술, 우리 선수단 상황에 따라 포백, 스리백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서 감독은 29일 광주와의 리그 17라운드 걱정이 앞섰다. 서 감독은 퇴장에 대한 징계로 광주전에도 벤치에 앉지 못한다. 서 감독은 "물론 위에서 보니까 좋은 점이 있었지만 역시 감독은 그라운드 안에 있어야 맞는 것 같다.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광주전도 잘 준비해서 좋은 흐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서포터스들이 많이 와서 정말 감사하다. 퇴장으로 인한 벌금에 대해 팬들이 모금운동을 하고 있는데 정말 감동이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더 잘 하라는 채찍질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서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수원=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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