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6]'지루한 전쟁', 결국 에이스 싸움이다

기사입력 2016-06-26 18:12


ⓒAFPBBNews = News1

결국 에이스의 발끝에서 승부가 갈렸다.

유로2016.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무대다. 월드컵보다 더 수준 높은 대회로 평가 받는다. 내로라 하는 유럽의 강호들이 총출동한다. 유로2016이 16강 토너먼트에 돌입했다. 지금부터는 외나무 다리 승부다. 한번 추락하면 끝이다. 치열한 생존 게임이 시작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 못 미친다. 지루할 정도의 게임들이 펼쳐지고 있다. 화끈함과는 거리가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별들의 전쟁임에는 분명하다. 지루한 싸움에도 승부는 에이스들의 발끝에서 결정됐다.

26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랑스의 스타드 펠릭스볼라르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의 대결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의 존재만으로 포르투갈은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동유럽의 강자' 크로아티아도 뒤지지 않는 전력을 갖췄다. 오히려 조별리그 성적만 놓고 보면 크로아티아가 포르투갈을 압도했다.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 D조에서 2승1무(승점 5)를 기록, 조 선두로 16강에 올랐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적 함대' 스페인을 2대1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침묵과 함께 답답한 1, 2차전을 치렀다. 그러나 헝가리와의 최종전(3대3 무)에서 호날두가 침묵을 깨고 맹활약하면서 극적으로 16강에 올랐다.

호날두 '원맨팀' 포르투갈과 조직력의 크로아티아. 막이 올랐다. 지루했다. 두 팀 모두 몸을 사렸다. 적극적인 공세는 없었다. 전후반 90분 동안 0의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연장에 돌입했다. 마찬가지였다. 연장 전반도 득점 없이 종료됐다. 이어진 연장 후반. 골은 감감무소식이었다. 모두가 지쳐가던 시점, 포르투갈이 환호했다. 시작은 호날두의 발끝이었다. 연장 후반 12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던 호날두가 나니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크로아티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흘러나온 공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콰레스마가 헤딩 슈팅으로 밀어 넣었다. 결승골이었다.

같은 날 치러진 웨일스와 북아일랜드의 경기. 당초 웨일스의 우세가 점쳐졌다. 본선 처녀 출전이긴 하지만 북아일랜드보다 강한 전력을 갖췄다. 웨일스는 '에이스' 가레스 베일(27·레알 마드리드)을 필두로 아론 램지, 조 레들리, 조 앨런 등 출중한 선수들을 대거 보유했다. 하지만 고전했다. 북아일랜드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다. 웨일스가 전후반에 걸쳐 기록한 유효슈팅은 단 1개.

웨일스 역시 에이스가 팀을 살렸다. 후반 30분 램지가 왼쪽 측면으로 달려가던 베일에게 패스를 건냈다. 베일은 곧바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다. 문전으로 넘어간 공이 북아일랜드의 수비수 맥컬리의 오른발에 맞고 골문으로 흘러 들어갔다. 운이 따랐다. 하지만 베일의 예리한 킥이 아니었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한편, 25일 열린 폴란드와 스위스의 16강전에서는 두 팀이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명암이 갈렸다. 폴란드는 다섯 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넣었다. 하지만 스위스는 두 번째 키커로 나선 샤카가 실축해 1골 차로 눈물을 흘렸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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