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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저는 말 그대로 어시스트일 뿐이에요."
이효정은 이른바 '이용대의 누나'로 잘 알려져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에서 이용대의 '금빛 윙크 세리머니'를 가능하게 만들어줬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신백철과의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일궈 '남자 후배 병역브로커'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한국 배드민턴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득춘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이 리우올림픽 출정을 앞두고 긴급 SOS를 쳐서 이효정을 코치로 2개월간 초빙했다.
이로써 여자배드민턴을 호령했던 여걸 3총사가 한데 모였다. 이효정 코치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이경원 코치와 함께 여자복식 은메달을 따는 등 국제무대를 주름잡았던 추억이 있다.
이들 가운데 맏언니인 라 코치는 후배 코치들과 대표팀 생활을 오랜 기간 함께 한 터라 궁합이 척척 들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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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코치는 대표팀이 출국하는 24일까지 2개월의 기한으로 여복과 혼복을 오가며 라 코치와 이 코치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에도 이효정 코치는 대표팀 보조코치를 자청해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2회 연속 동메달이었던 여자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돕기도 했다.
이효정 코치는 지난 2011년 농구선수 출신 석승호 단국대 감독(37)과 결혼해 각각 4, 5세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석 감독은 최근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진하는 경사도 맞았다.
선수 시절 이력이 화려한 가운데 가정사에 경사도 겹쳤으니 그 기운이 리우올림픽에도 전해질 것이라고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기대하고 있다.
친정 어머니에게 자녀를 부탁하고 주말을 이용해 천안 집을 오가고 있는 이효정 코치는 "두 코치들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보조로 일손을 덜어주는 정도"라며 손사래를 쳤다.
"사실 부담이 많이 된다"는 이효정 코치는 "후배들 운동하는 걸 보니 나의 국가대표 시절보다 몇 배는 힘들 것 같다"면서 "나같으면 지금 (대표팀 훈련)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이를 악물고 있는 눈빛을 보면 후배들이 믿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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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20여일을 앞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남은 기간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고 대충 하라는 건 아니고…, 평소 하던 대로 열심히 집중하면 다치지 않는다. 자기가 따고 싶은 메달을 항상 염두에 두고 그걸 따기 위한 간절함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이효정 코치는 두 자녀의 엄마인 데도 지금도 실업팀 김천시청에서 선수 활동을 하고 있다. 선수생활 2∼3년은 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이 감독은 "이효정 코치는 지금도 통한다. 국가대표 계속 했으면 혼합복식 출전권 2개 다 딸 수 있었을텐데…"라며 아쉬워한다.
그러자 이효정 코치는 "(이)용대도 지금 다시 만나니 남처럼 느껴질 만큼 나는 흘러간 사람이다. 후배들이 더 잘 할 것"이라며 엄마 미소를 지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